2017년부터 ‘호암상’에 삼성가 불참..행사 규모도 축소
삼성바이오로직스·대법원 상고심으로 참석 부담 느낄 듯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오는 31일 열릴 ‘호암상’ 시상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년 연속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호, ‘호암’(湖巖)을 따 지난 1990년 이건희 회장이 만든 이 시상식엔 2016년까지 총수일가가 꾸준히 참석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7년부터는 이 부회장은 물론 삼성가 일원도 참석하지 않았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호암재단은 오는 31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신임 이사장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 주관으로 ‘2019 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leehs@newspim.com |
호암상 시상식은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가족들과 참석해 직접 챙기던 행사였다. 이 회장이 쓰러진 2015년과 2016년엔 이재용 부회장이 뒤를 이어 행사를 챙겼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이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되면서 이 부회장은 물론 삼성가도 불참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그해 호암상 시상식엔 이 부회장이 참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시상식 전날 해외 출장길에 오르면서 시상식에 불참했다. 다른 총수 일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재 이 부회장은 대법원 상고심 상고를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검찰이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사장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시상에 나설 예정이며 삼성가 구성원 참석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올해 호암상 시상식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호암상 시상식은 총수 일가가 불참하기 시작하면서 과거 만찬, 음악회로 열리던 식후행사가 없어지는 등 규모가 줄었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이번 시상식은 수상자를 중심으로 수상자가 초청한 사람들, 해당 분야 전문가들, 삼성전자 임직원까지 약 550명 규모로 진행된다”며 “과거 진행했던 식후행사는 계획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호암상은 마빈 천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 앤드루 강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 오우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 현대미술작가 이불, 사단법인 러브아시아가 받게 될 예정이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각각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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