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아니스 "메모리얼데이 있는 주말 도발할 수도"
"북한 화물선 억류, 제2의 BDA사태 될 가능성"
맥스웰 "선박 돌려줘도 김정은 태도 못 바꿀 것"
자누지 "한·미, 北에 관계 정상화 진지한 제안해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미국이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억류해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의 연방 공휴일인 메모리얼데이가 있는 이번 주말에 미사일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은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억류가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서 제2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사진 [사진=일본 방위성] |
지난 2005년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도출된 이후 미국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에 예치된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 2500만 달러가 동결됐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9.19 합의 이행을 거부한 바 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북한은 당분간 전형적인 '압박 대 압박'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대미 압박 행보로 조만간 또 다른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으며 미국 연방 공휴일인 메모리얼데이가 있는 이번 주말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메모리얼데이는 매년 5월의 네 번째 월요일을 말한다. 미국인들은 국가 공휴일인 이날 각종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을 추모한다. 처음에는 남북 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무덤에 깃발과 꽃을 가져다 놓은 날로 시작됐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과 그 밖의 다른 경우에 사망한 모든 사람들을 함께 추모하는 날로 바뀌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선박 압류 사태에서 "과거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자금 동결을 해제하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해도 북한이 성실히 행동하지 않았던 전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변명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미국이 억류선박을 돌려줘도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를 바꾸지 못할 것이다. 그는 대화를 지연시키거나 아예 대화를 하지 않을 또 다른 변명거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또 다른 의견을 냈다. 자누지 대표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사태는 2500만 달러에 달하는 큰 액수가 북한 지도부와 직접 연결되어 있었지만, 이번 억류 선박은 북한 지도부에 그 정도로 심한 재정적 압박을 가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누지 대표는 "선박이 억류돼 북한 당국이 매우 언짢을 것이지만, 이 것이 외교가 계속 진행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기 폐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제안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북한에 종전선언, 관계 정상화 등에 대한 진지한 제안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자누지 대표는 그러면서 "한미 양국이 평화체제에 대해 진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북 제안을 꺼린다면, 북한 역시 비핵화에 대한 진전성 있는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