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왕숙·교산·계양 주민설명회 생략 공고
중소 규모 공공택지도 주민반발에 생략 ‘'남발'
주민설명회 요식행위 그쳐..지구지정 강행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3기신도시를 비롯해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지정한 공공택지의 주민설명회가 대부분 생략된 채 지구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까지 신도시를 비롯해 모두 12곳의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정상적으로 설명회가 진행된 곳은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9곳은 국토부가 모두 설명회를 생략하기로 했다.
1·2기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고 교통, 분양가, 토지 보상 등 문제가 산적하지만 국토부는 의례 설명회를 생략하고 주민의견 수렴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1일 남양주 왕숙1·2, 하남 교산,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설명회 생략 공고′를 일제히 개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주민 의견수렴을 위해 설명회를 개최하고자 했으나 설명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관련 규정에 따라 설명회를 생략한다"고 말했다.
인천계양지구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이 지난 14일 오후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주민설명회가 열릴 예정인 계양구청 대강당 앞에서 행사장 출입구를 막고 설명회를 제재하고 있다. [사진=서영욱 기자] |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르면 설명회나 공청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이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설명회 생략이 습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가 해당 주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요식행위로 치부하고 있다는 것.
정부는 지난해 9월 21일과 12월 19일, 지난 7일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모두 30만가구가 들어설 공공택지 입지를 발표했다.
이번 대상 중 현재까지 12곳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제대로 설명회가 열린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국토부는 지난 2차 발표 때 서울을 제외하고 경기·인천지역에 신도시를 포함해 모두 10곳의 공공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이 중 고양탄현(3000가구), 안양관양(1400가구)지구를 제외한 8곳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렸는데 설명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곳은 안양매곡지구(900가구) 단 1곳에 그쳤다.
국토부가 지난 21일 생략 공고를 낸 남양주왕숙1·2, 하남교산, 인천계양을 비롯해 과천과천(7000가구), 부천역곡(5500가구), 성남낙생(3000가구) 모두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주민 반발이 거세 설명회가 중단됐다.
국토부는 이들 모두 예외 없이 설명회를 생략했다. 지난해 9월 1차 발표 때 공개된 공공택지 역시 제대로 주민설명회가 열리지 않았다. 1차 발표 당시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지역에 모두 6곳의 공공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이중 설명회가 열린 4곳 중 2곳(성남신촌, 시흥하중)은 주민반발로 설명회가 무산돼 역시 설명회를 생략했다.
1,2차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발표한 공공택지 주민설명회 개최 현항 |
공공택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예상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국토부는 의견 수렴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요식행위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도시나 공공택지 조성은 보상가 책정이나 주변 집값 하락 우려가 커 해당 주민들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며 "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거센 반발이 충분히 예고할 수 있음에도 주민설명회를 단순히 요식행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설명회 생략은 지구지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국토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에 앞서 확보한 14곳의 공공택지 중에서도 주민설명회가 생략된 곳은 모두 5곳. 남양주진접2(1만2600가구)과 시흥거모(1만1100가구), 의왕월암(4300가구), 화성어천(3700가구) 성남서현(3000가구)다. 남양주진접2, 화성어천, 성남서현은 주민들의 요구로 설명회가 다시 열렸지만 나머지 두 곳은 그대로 공공택지로 지정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설명회 생략 공고 후에도 주민들이 요청하면 설명회를 다시 개최할 수 있다"며 "설명회 외에도 비대위 주민들과의 만남이나 온라인, 우편으로 주민의견을 수렴해 지구지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