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만 입장 권장한다는 경고문 나붙어, 코스 길고 벙커는 크고 위협적, 우승 스코어 274타 아래로 내려간 적 없어
우즈·켑카·미켈슨·가르시아 등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양용은·강성훈·김시우도 출사표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이 코스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고수’들만 입장하기를 권장한다”
16일(현지시간) 열리는 제101회 USPGA챔피언십 개최코스인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파크 블랙코스 1번홀 티잉구역 근처에 있는 경고문이다.
도대체 얼마나 어렵기에 그런 무시무시한 경고문이 나붙었을까.
이 코스는 2002년과 2009년에 US오픈을 개최했다. 2012년과 2016년엔 미국PGA투어 노던 트러스트오픈을 열었다. 노던 트러스트오픈 때에는 파71이었으나 US오픈에서는 파70으로 셋업됐다. 길이 520야드인 7번홀을 노던 트러스트오픈 때에는 파5로, US오픈 때에는 파4로 세팅한 결과다. 우승스코어는 두 대회를 통틀어 274타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2002년 US오픈 우승스코어는 277타, 2009년은 276타였다. 노던 트러스트오픈 스코어도 전체 출전선수의 4분의 3이 오버파를 기록할 정도였다.
베스페이지 블랙코스 1번홀 티잉구역 근처에 붙은 경고문.[사진=USPGA] |
타이거 우즈는 2002년 이 곳에서 열린 US오픈에서 4라운드합계 3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그는 당시 “US오픈 개최 코스 가운데 가장 긴 곳이다. 페어웨이는 아주 좁은데 그 폭이 가장 넓은 곳이 28야드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17년전 당시의 코스 전장은 7214야드였다.
올해 이 코스 전장은 7459야드로 셋업된다. 그런데도 파는 70이다. 지난 4월 열린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개최코스 오거스타 내셔널GC는 길이 7475야드에 파72였다. 베스페이지 블랙코스는 파에 비해 길게 셋업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랭킹 43위 빌리 호셸은 “파4로 셋업된 7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아주 잘 쳐놓아도 255∼260야드가 남는다. 바람이나 추위를 감안하면 실제 거리는 280∼290야드는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7번 아이언으로 보통 180야드를 보내는데 지난 월요일 아침에는 150야드밖에 보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베스페이지 블랙코스는 그러잖아도 긴 코스인데 비가 내리고 기온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 전장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US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적이 있 키건 브래들리는 “코스는 길고 벙커는 엄청나게 크다. 보는 순간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코스다.”고 평가했다. 이 코스에 밝은 한 현지인은 “라운드하고 나갈 때 많은 사람들을 헐떡거리게 하는 코스”라고 말했다.
다만 러프는 US오픈처럼 무릎 높이까지 갈 정도로 길지 않을 전망이다. 코스 셋업관계자는 러프 길이는 3.5∼4인치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 코스에서 열린 US오픈과 노던 트러스트오픈을 통해 본 결과 이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 선수는 세르히오 가르시아, 우즈, 필 미켈슨 등으로 나타났다. 가르시아는 총 세 차례나 ‘톱10’에 들었고, 우즈와 미켈슨은 두 차례 10위 안에 들었다.
우즈는 마스터스 우승 이후 처음 대회에 출전한다. 그런데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우즈는 USPGA에서 네 차례(1999,2000,2005,2006년)나 우승하며 워너메이커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마스터스에서 투어 통산 81승을 기록중인 우즈는 이 대회에서 투어 최다승(82승, 샘 스니드 보유) 타이 기록에도 처음 도전한다.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는 매년 8월에 열렸으나 올해 5월로 시기를 당기면서 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가 됐다. 지난해 US오픈과 이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한 브룩스 켑카도 우승 후보에서 빼놓을 수 없다.
한국선수로는 2009년 이 대회 챔피언 양용은을 비롯해 지난주 AT&T 바이런 넬슨에서 투어 첫 승을 올린 강성훈, 그리고 김시우 안병훈 임성재 등이 출전한다.
올해 대회는 우승 스코어, 우즈의 메이저대회 연승 여부, 한국 선수들의 성적 등이 관전 포인트다.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 [사진=미국P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