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수습기자 = 필리핀에서 13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의 중간 개표결과 친정부 인사들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이를 통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상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사형제 부활·연방제 개헌 등 정책에서 야권의 견제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보도했다.
민다나오섬 라나오델수르주 마라위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사람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2019.05.13. [뉴스핌=로이터] |
WSJ는 이번 선거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논란이 많은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립정부가 낸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2022년까지 남은 임기동안 국정운영 수행에 있어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16년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거래에 대한 강력 단속을 시행하며 잔인한 처형으로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는 외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연립 정부가 중간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형제 부활· 연방제 개헌·조세 개편 등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간 개표 결과에서 친정부 성향의 상원의원 후보들이 선거 레이스를 장악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현재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끄는 필리핀민주당(PDP-Laban)은 상원 전체의석 24석 중 5석만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대로 선거 결과가 나오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영향력이 커진다.
앞서 이달 초 여론조사기관인 펄스아시아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력한 12명의 상원의원 후보 대부분이 친정부 인사이며, 이들 중에는 로널드 델라 로사 전 경찰청장도 포함돼 있다. 그는 2016년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설계한 인물이다.
한편, 야권 측은 두테르테 진영의 승리가 예상되는 중간 결과가 나오자 야당을 억압하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겨냥해 법적 조치를 내렸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이번 선거에서 상원의원의 절반인 12명과 300명 가량인 하원의원 전원, 지방자치단체 대표 및 지방의회 의원이 선출된다. 비공식적 최종 선거 결과는 14일에 알 수 있으며 공식 선거 결과는 이번 주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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