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과 경제왜곡 등 부작용 속출
베트남, 투자 프로젝트 선별하지 않으면 중국의 ‘기술 쓰레기 매립지’ 될 수도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대한 반작용으로 베트남으로 외국자본이 밀려들면서 경제성장이라는 혜택과 함께 각종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홍콩, 마카오 등에서 베트남으로 유입된 자본은 2011년 7억달러(약 8277억원)에서 지난해 24억달러(약 2조838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 자본 유입에 찬성하는 이들은 이 덕분에 일자리가 창출됐고 산업, 노동, 규제 기준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는 반면, 반대하는 이들은 중국 등의 투자 프로젝트가 베트남의 싼 인건비와 풍부한 광물 자원을 착취하며 환경 오염을 초래하고 베트남 국민들을 빚더미에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베트남 하이즈엉성(省) 하이즈엉 소재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에서 인건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베트남의 낮은 인건비는 매력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베트남 근로자 1인당 평균 인건비는 300~350달러(약 35만~41만원)로 중국 제조업 중심지의 절반 수준이다.
이로 인해 유입되는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베트남 일자리 창출과 직업 훈련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외국 직접투자에 의한 일자리 수는 1995년 33만개에서 2017년 360만개로 급증했다.
또한 외국 기업들이 진입하면서 첨단 기술과 선진화된 경영 모델도 유입되고 있으며 베트남의 수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수출의 70%는 외국 기업의 제품이다. 베트남 수출 성장과 더불어 호텔, 관광 서비스, 환율, 컨설팅 부문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자본에 의존한 경제성장은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불필요한 리스크에 과도하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오염 등의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은 베트남에 섬유, 신발, 지열, 광산 등 이른바 ‘환경오염산업’(dirty industry)을 대거 유입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이 중국 투자 프로젝트를 선별하지 않으면, ‘중국 기술 쓰레기 매립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다국적 기업이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을 조작하는 ‘이전가격’(transfer pricing)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전가격은 투자가 유입되는 국가에 세수 손실, 이익 감소, 불공정 경쟁 등의 경제 왜곡 현상을 초래한다.
또한 외국 기업들과 파트너를 맺은 상당수 토종 기업들이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빚더미에 나 앉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베트남 최초로 개통되는 도시 철도인 깟린-하동 노선 도시철도가 대표적인 예다. 완공이 8년이나 지연되면서 건설 비용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3억1500만달러(약 3725억원) 많은 8억6800만달러(약 1조264억원)로 불었다.
찬반 논란이 이처럼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자본은 계속 베트남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현재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에 이어 베트남 5위 투자국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이 투자 절차와 규제를 강화해 자국 근로자와 산업,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가치사슬을 업그레이드해 첨단 산업, 환경 친화적 기업, 클린 에너지, 첨단 의료 산업 등을 선별적으로 유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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