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하이저, 협상 질질 끌리자 영향력 커져..트럼프 '귀' 담당"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보였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막판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에서 대(對)중국 매파 인사들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행정부의 대중국 매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5일) 2000억달러 어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일부터 25%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하자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 경제팀 전체가 관세 인상에 동의했다며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한 약속들을 어겼다는 점을 이유로 거론했다.
블룸버그는 전현직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보좌진들은 한동안 물밑에서 다툼을 벌이면서도 합의를 위해 통일된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하지만 모든 이의 입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강경해졌다고 전했다.
미국이 관세 인상을 결정하면서 양측의 무역전쟁을 종결할 무역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협상 기간 므누신 장관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표적인 온건파로 거론된 반면,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강경파로 언급돼 왔다.
미 워싱턴에 위치한 연구기관 R스트리트연구소의 클라크 패커드 통상정책 담당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중인 두 진영 사이에서 곤경에 처했었다"며 "증시가 하락하면 트럼프는 므누신과 같이 시장 지향적 인물들의 압박을 받는 반면, 라이트하이저와 나바로 같은 매파들은 그에게 타협하지 말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합의 시한을 연기하면서 므누신 장관과 커들로 위원장이 힘을 갖는 듯 했으나, 협상이 질질 끌리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돼 현재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친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왼쪽)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동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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