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달러/원 환율 1100원 이하로 하락"
vs "1160원대 중심으로 현 상황 유지"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달러/원 환율은 언제쯤 안정세를 찾을까. 큰 변동성을 보이는 외환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 우리나라 경제지표가 개선, 환율 하락에 무게를 둔다. 일각에선 1160원대를 중심으로 현 상황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7일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때 1174원대까지 오르며 52주 최고치를 재차 경신하다 소폭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10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면서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4월부터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우려, 이란 제재 등 우려가 지속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됐다. 유로존 경기는 부진한 반면 미국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1년간 달러인덱스는 92수준에서 98까지 오르며 달러 강세를 지속했다.
원화는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서도 최근 절하폭이 컸다. 4월 외국인 배당금이 집중된데다 경상수지 적자 우려까지 겹쳤다. 우리나라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하며 예상보다 부진한 영향도 컸다.
지난 1년간 달러인덱스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 5월부터 환율 하락한다 '상고하저' 전망 대세
상당수 전문가들은 앞으로 환율이 원만한 하락세를 그리며 다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성장률이 둔화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기저효과로 인해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환율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 우려와 함께 최근 미국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됐으나,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가 다시 둔화할 수 있다. 내년엔 더 안 좋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단기적인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자본유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명목금리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낮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우리가 훨씬 높다. 자본유출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경상수지가 지금보다 개선되면서 환율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달러는 이미 약세 전환했다. 다만 무역분쟁과 이란제재 등 대외 이슈와 유로존 부진 때문에 약세 실현이 좀더 늦어졌을 뿐"이라며 "계절적 요인으로 환율이 최근 급등했으나 곧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 대외지급능력과 외환보유액 등은 감안할 때, 급격한 자본유출을 야기할 1200원대 진입은 어렵다"며 "앞으로 수출 개선과 추경 효과 등이 가시화하면서, 환율도 1100원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준우 대구은행 외환딜러 역시 환율 하락을 예상하면서 달러/원 환율 고점은 1180원, 연말 환율은 1110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 고용 성장 등 경제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주식시장도 미국이 나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런 상황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며 "미국 입장에서도 강달러가 부담이 되는데다, 우리나라 당국 역시 환율이 더욱 오를 경우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유럽·중국·우리나라까지 경기부진…달러 강세 유지 의견도
반면 우리나라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환율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종훈 SC제일은행 전무는 연말까지 달러/원 환율이 1160~1170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작년보다 안 좋은데다, 하반기에도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자본유입도 부진할 것이란 진단을 내놓는다.
박 전무는 연말까지 유럽 경기가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유로화 약세도 지속될 것이며, 중국 위안화 역시 무역분쟁 영향을 받는 만큼 크게 강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연말까지는 달러 강세가 지속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현 수준의 환율 상승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박 전무는 덧붙였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물가가 워낙 낮은 수준이어서,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른다고 해도 영향은 크지 않다"며 "오히려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