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페이스북서 공개 반대입장 표명
“당초 취지 사라져..사개특위서 논의해달라”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조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기 위해 시작된 검‧경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로 결론 지워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란 당초 취지는 사라지고 수사 총량만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kilroy023@newspim.com |
조 의원은 “당초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의 독점적 영장청구권, 수사개시 및 종결권, 기소편의주의, 형 집행권을 한손에 움켜쥔 검찰권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고 그 여력을 인권보장과 소추 그리고 공소유지에 집중하는 것이 수사권 조정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이번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는 온데 간데 없이 수사 총량(搜査 總量)만 늘려놓은 꼴”이라고 비판하며 개정안에 따른 예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검찰의 경우, 1차 수사기관으로서의 지위는 보장되고, 소추‧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는 오히려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취지와 정반대라는 설명이다.
조 의원은 “지금껏 검찰 특수수사부서가 직접 수사하던 범위를 아무런 제약없이 그대로 보장받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원칙적으로 보완적 수사나 법률적 검토를 할 권한이 소멸되는 바람에 검찰의 인권보장기능은 약화됐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이번 개정안으로써 ‘통제 받지 않는 1차 수사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과거 국정원에게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을 준 것과 다름없다는 것.
조 의원은 “과거 국정원이 일반사건에 대해 1차 수사권을 행사하도록 법을 개정한다면 납득하겠냐”며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따르면 국정원이라는 정보기관의 이름이 경찰청으로 바뀐 것에 불과할 뿐인데 왜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있는지 아무도 우려를 표하지 않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든 국가수사청 신설이든 1차 수사권은 수사기관에 주고 중대범죄가 아닌 일반사건의 수사관할을 대폭 자치경찰로 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의원은“ 경찰에 1차 수사권을 줄 경우, 국내정보 업무는 경찰이 아닌 다른 기관으로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1차 수사권을 박탈하는 대신 경찰 수사의 법령위반, 인권침해, 수사권 남용 등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사법통제권을 부여하고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적 2차 수사권과 소추권, 공소유지권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의자‧피고인으로서 ‘답정너’식 수사와 기소의 객체가 돼 본 경험이 있다. 수사와 기소를 같은 기관에서 담당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처절히 깨달았다”고 했다. 또 “국정원장 특보로서 국정원에 근무하며 수사와 정보가 한 기관에서 이뤄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도 몸소 체득한 바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수사권 조정’이 핵심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수사-소추기관의 분리, 그리고 수사-정보기관의 분리라는 대명제가 제대로 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제사법위원회 심의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위원) 사·보임도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