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일정상회담 위해 물밑 움직임"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식량 지원해선 안돼"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30일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을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북한 역시 일본이 식량지원을 하면 정상회담을 승낙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동시에 한국 정부가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나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아베총리에게 북일회담을 ‘전면 협력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다"면서 "아베 총리가 김정은과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북한에 인도주의 식량 지원을 하겠다고 제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승낙하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사진=태영호 전 공사 블로그] |
태 전 공사는 "최근 일본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유엔인권이사회의 반북인권결의안 공동발기국에서 빠지고 얼마 전 발표된 외교청서에서도 북한 위협 관련 내용도 상당히 부드러워졌다"며 "이는 일본이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으로서도 동북아에서 아베 총리까지 만나야 북한 지도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며 "일본이 식량 지원이라는 ‘보따리’를 흔들면 (김정은도) 아베 총리와 만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북한의 내부 사정이 대단히 어렵다"며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 대가로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에 우리 정부보다 먼저 나서지 못하도록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만일 중국, 러시아는 물론 일본을 통해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릴 경우 지난 한해 동안 우리 정부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라는 욕까지 먹으면서 유지해 온 대북제재 공조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