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에 보험중개사 규정 없어...GA 법적지위 격상에 대응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보험중개사업계와 한국보험법학회가 보험중개에 대한 상법규정 마련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현 상법에는 보험중개사에 관한 규정이 없어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정의 등을 명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6일 보험중개사업계에 따르면 보험중개사협회와 한국보험법학회는 내달 법무부 형사범부과 등 관련 기관에 공문을 발송, 상법 개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현재 상법 제646조의2(보험대리상 등의 권한)에는 보험대리 자에 대한 규정은 되어 있으나 보험중개자에 대한 규정은 없다. 입법상 보험중개사에 대한 정의 등이 아예 마련돼 있지 않다.
보험중개사는 지난 1997년에 한국에 도입, 20여년이 지났지만 전문성이 높은 기업간 보험을 주로 중개해 일반인들의 인식이 낮았다. 이에 상법 테두리에서 소외됐다.
보험중개사는 보험모집조직 중 한 형태로 보험활성화에 중요 역할을 담당, 보험업법보다 상위법인 상법에 당연히 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상법에 규정이 없어 중개사 권한이나 영업범위 확대 등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보험중개사는 보험계약자의 위험을 확인·평가·분석해 보험계약자에게 가장 적합한 보험을 권하는 역할을 하는 모집조직이다. 통상 개인보험을 취급하는 설계사나 대리점과 달리 전문성이 높은 기업보험 및 일반보험을 담당한다.
중개사는 보험업법에 보험료협상권(요율협상권)이 명시돼 있다. 이는 보험사가 상품판매만 위탁한 GA와 다른 점이다. 즉 GA보다 중개사의 법적 권한이 더 높은 것. 하지만 상법에는 이 같은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아 문제가 있다는 게 중개사협회와 보험법학회의 의견이다.
유주선 강남대학교 교수는 “현재 상법에는 보험중개사에 대한 규정이 없어 GA와 동일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우현 한국보험법학회 회장은 “‘보험산업 발전과 소비자보호를 위한 입법과제’ 등을 보험법학자들과 논의한 후 내달 관련 부처에 상법개정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해왔다.
한편 금융당국은 GA의 법적지위 격상을 논의중이다. 보험업계는 GA의 법적지위 격상에 앞서 중개사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5년 GA를 보험판매전문사로 격상하려는 논의가 있을 때 법적지위가 중개사와 겹쳐 논란이 있었다”며 “이번 중개사에 대한 상법 규정 요청은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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