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비핵화에서 미국과 입장 다르지 않다 강조"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북러정상회담이 비핵화 조치 없이는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마무리됐다고 복수의 미국 전문가들이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윌리엄 코트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러시아담당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대 러시아 정상외교는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약간의 제재 완화와 자신의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 했지만 회담 후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해 미국과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참석한 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2019.4.25.[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미국과 러시아, 중국 세 나라를 분열시킬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이 대미 지렛대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 정상회담에 나섰지만,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북-러 정상 간 만남은 (국제사회에) 김정은이 또 다른 외교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지만, 핵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제재 국면을 탈피할 수 없다는 교훈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일깨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출신인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는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경제 지원이 제한적이며, 북 핵 협상에서의 영향력도 크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6자회담 재개 주장에 대해 란코프 교수는 "러시아가 향후 한반도, 동북아 모습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코트니 전 보좌관도 "충분한 실무 협상이 열리지 않은 채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중국의 진지한 북핵 협상 의지가 없다면 6자회담이 재개돼도 과거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