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악화 측면 선반영…원화 약세 제한적일 것
환율 상승 지속된다 해도 오히려 호재 될 수 있어
[서울=뉴스핌] 정경환 장봄이 김형락 기자 = 최근 환율 급등과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그로 인해 투자전략을 바꿀 필요까진 없다고 조언했다. 국내 경제 펀더멘탈은 이미 반영된 측면이 있고, 환율도 차츰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여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5일 "현재 환율 흐름을 추세적 상승으로 보긴 어렵다"며 "환율 때문에 주식 투자전략을 바꿀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10원 오른 1150.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17년 7월 11일 1151.10원 이후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도 2시 45분 현재 전날보다 8.20원 오른 1159.10원을 기록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유겸 센터장은 "미국 경기지표가 좋고, 나머지 국가는 떨어져 달러 강세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한국은 이례적으로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환율 시장 반응이 두드러졌다"고 해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라고 발표했다. 2008년 4분기 -3.3% 이후 10년 3개월 만의 최저치다. 분기별 GDP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17년 4분기(-0.2%)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8% 성장을 기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1분기 국내총생산(GDP)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다만, 국내 경기 악화로 인한 환율 상승세는 그리 오래 가진 않을 전망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외국인 배당금으로 인한 영향과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등이 나타나면서 국내 경기 악화 영향은 현재 상당부분 반영이 된 상태"라며 "중국 경기도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달러 환율 강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김유겸 센터장은 "1분기 경기 부진은 예상했던 결과로 선반영된 측면도 있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국내외 경제지표도 3월 이후 안정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 이후 환율은 하락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 상승세가 지속된다고 해도 이는 오히려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준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은 "GDP가 생각보다 안 좋긴 했다"면서도 "적게 나온 것이 쇼크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예상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는 거다. 국내 경제 펀더멘탈에 뭔가 명확한 문제가 생겨서 그런 거라면 모르겠으나, GDP 같은 건 어느 정도 등락하는 거고, 충분히 용인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 부사장은 "환율 상승이 중기적으로는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며 "지금 세계 각국이 자국 환율을 싸게 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인데, 그런 노력 없이도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수출도 그렇고, 여행수지도 그렇고, 환율이 올라가면 불리한 것보다는 유리한 게 많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