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건강이상설에 휩싸여 중국 후계구도 부재에 따른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시 주석의 건강이상설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보도하며, ‘일인 통치’ 중국에서 이렇다 할 후계자 없이 통치자의 신변이 문제가 생길 경우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로이터통신] |
시 주석은 지난달 유럽 순방 중 의장대를 사열하고 관광지를 둘러볼 때 살짝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기자회견 당시에도 의자 팔걸이에 의지해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이 때문에 중화권 매체들은 올해 6월 66세가 되는 시 주석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허리 디스크 등을 앓고 있을 수 있다는 추측성 보도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시 주석은 계속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지난 23일에는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개최된 해상 열병식 및 국제 관함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의 건강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종신 집권이 가능하도록 체제를 정비해 놓고 후계구도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격대지정’(隔代指定·한 대를 걸러 후계자를 지정하는 것) 관례에도 불구하고 아직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아, 전문가들은 그가 2022년 이후에도 정상 자리를 쥐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17년 10월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재선출된 후 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당 중앙군사위 주석으로 재선임되며 당·정·군의 최고 권력을 모두 손에 쥐었다.
베이징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WSJ에 “시 주석 이후 승계구도가 불확실해 정치 시스템과 사회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은 소문을 부추겨 결국 시 주석의 권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셉 퓨스미스 미국 보스턴대 교수는 2012년 시 주석이 총서기직을 넘겨받기 몇 달 전에도 시 주석이 외국 지도자들과의 회담을 취소하고 2주 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바 있다며, “당시 시 주석이 제거됐다면 공산당 지도부는 다른 후계자를 찾기 위해 상당히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상태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개최된 해상 열병식 및 국제 관함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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