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원유 시장에 전운이 뚜렷하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석유수출구기구(OPEC)와 미국 셰일 업계의 기 싸움이 올해 송유관 본격 가동을 계기로 강력한 스파크를 일으킬 전망이다.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가의 투자자들도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유가 방향을 놓고 양측의 힘겨루기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는 데다 셰일 업계의 영향력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일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미국 셰일 유전과 걸프만을 연결하는 3개의 송유관이 본격 가동되면서 중동과 미국의 격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동맹국들은 6개월 동안 산유량을 하루 총 120만배럴 감축하는 데 합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올해 평균 가격을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유지한다는 것이 중동 산유국들의 목표다.
특히 대대적인 경제 개혁을 추진 중인 사우디는 필요한 예산과 자금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유가 80달러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미국 셰일 업계의 입장을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가운데 공급 확대로 유가 하락을 유도해 중동 산유국에 정면 도전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전통적인 기법의 원유 시추 및 굴착과 상이한 비용 구조를 한 셰일의 경우 국제 유가 손익분기점이 OPEC 회원국보다 낮아 유리한 입지라는 진단이다.
컨설팅 업체 우드 맥킨지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3달러 선을 웃돌기만 하면 셰일 업계의 수익성이 보장된다.
또 바클레이스는 배럴당 60달러가 유지될 경우 셰일 업계의 영속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새로운 송유관 가동에 따라 올해 하반기 미국의 원유 공급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기법에 의존하는 중동과 달리 생산라인 가동과 중단을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는 셰일의 특성으로 인해 원유시장에서 OPEC의 영향력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 에너지정보청이 2차 셰일 혁명을 앞세워 2020년이면 미국이 원유 순수출국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HSBC는 올해 OPEC과 셰일 업계의 한판 전쟁이 점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해 말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유가 변동성이 가파르게 치솟는 상황이 벌어졌고, 올해 하반기 널뛰기가 또 한 차례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