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의 반도체 섹터가 파죽지세로 오르는 가운데 월가가 반전을 경고해 주목된다.
연초 이후 주식시장 전반의 상승 탄력에 최근 퀄컴과 애플의 소송 취소에 관련 종목들이 날개를 달았지만 펀더멘털의 뒷받침이 없다는 주장이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달 삼성전자의 실적 경고에 이어 최근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1분기 이익 급감과 실망스러운 전망치가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제공했다.
1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해 12월 저점 이후 45%를 웃도는 상승 랠리를 펼쳤다.
올들어 성장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강세 흐름을 보인 데다 퀄컴이 애플과 법적 공방을 종료했다는 소식이 반도체 종목에 강한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하지만 월가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지난해 반도체 칩 시장의 추세적 하강 기류를 점쳤던 투자자들은 주가 급등이 수익성과 무관한 거품이라는 지적이다.
도이체방크는 투자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체의 펀더멘털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 투자자들이 턴어라운드를 기대한 베팅에 나섰다”며 “하지만 실제 수익성 개선 시기가 상당히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주요국의 경기 한파와 침체 우려 속에 반도체 섹터의 주가 폭등이 ‘서프라이즈’라고 도이체방크는 강조했다.
롱보우 리서치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포함한 4개 종목의 투자의견을 낮춰 잡았다.
하반기 칩 수요와 매출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이라고 롱보우 리서치는 판단했다.
이 밖에 세미컨덕터 어드바이저스가 보고서에서 반도체 섹터의 주가와 펀더멘털의 괴리를 지적했고, 모간 스탠리 역시 칩 수요가 매우 저조한 반면 관련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한계 수위까지 올랐다고 진단했다.
주요 업체의 실적이 월가의 비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대만 TSMC는 1분기 순이익이 32% 급감, 시장 예상치보다 크게 악화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2분기 매출 전망치를 75억5000만달러로 제시해 전년 동기 76억달러에서 후퇴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애플 아이폰을 포함해 전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되는 데다 PC 판매 역시 둔화, 관련 칩 매출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실적 경고와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사업 부문이 수익성에 흠집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장중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완만하게 오르며 1557 선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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