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하노이 회담 결렬 후 김 위원장 체면 안 서"
"2020년 대선 전 트럼프에 외교 노력 '물거품' 위협 통해 협상력 높이려는 의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 시험을 지도한 것과 관련해 해외 전문가들은 지난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일종의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며, 3차 회담에 대비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18일(현지시각)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4월 17일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하시고 지도하시었다"면서, 김 위원장이 "이 무기체계의 개발완성은 인민군대의 전투력 강화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사변”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첨단 전술무기시험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
외신들은 조선중앙통신의 소식을 긴급 타전하는 동시에 다양한 전문가 분석들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미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핵실험을 중단했던 김정은 위원장이 조심스레 불쾌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북한의 무기 시험이 대포 또는 방공용 재래 무기 체제를 시연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한 추측이 맞다면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을 통해 일종의 신호를 보내려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이 시험을 직접 참관했다는 것은 미국과의 대치 상황이 지속되는 와중에 북한이 계속해서 신형 무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설명이다.
NYT는 앞서 김 위원장이 미국에 올해 말까지 제재를 완화할 시간을 주고 미사일 시험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조중통 보도 내용은 김 위원장이 조만간 점진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2020년 미국 대선이 다가오기 전에 자신이 자랑스레 내세우던 외교적 행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게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지난 하노이 회담 결렬로 체면이 안 서는 상황으로, 이때 이후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미사일 시험 및 미사일 개발 장소에서 새롭게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핵 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날 시험은 김정은 위원장이 ‘내가 총을 장전했지만 아직 방아쇠는 당기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국 군축비확산센터(CACNP)의 알렉산드라 벨 정책 담당 국장은 "북한이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불안정한 국가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이번 미사일 시험이 선전용이자 트럼프 행정부에게 협상이 애초에 왜 시작됐는지를 상기시켜주려는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분명 트럼프의 대북 제재 완화를 압박해온 만큼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을 때 북한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