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직 기무사 참모장 2명 직권남용 혐의 불구속 기소
‘여론조성활동 지시’ MB 청와대 비서관 2명도 재판 넘겨져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명박 정부에서 보수 정권에 유리하도록 여론을 조작하는 데 관여한 전직 청와대 비서관과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유족들을 사찰한 혐의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참모장 등 총 4명이 15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이날 “기무사에서 이뤄진 온·오프라인상 정치관여 사건 및 세월호 유족 사찰 사건에 대해 전직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김모 씨와 이모 씨, 이모 전 참모장, 지모 전 참모장 등 4명을 각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
검찰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이던 김 씨와 이 씨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3년 2월 사이 배득식 당시 기무사령관 등과 공모해 이른바 ‘스파르타팀’을 꾸려 온라인 여론조작에 관여했다.
이들은 기무사 부대원들이 온라인에 정치관여 글을 게시하게 하고 각종 정부 정책이나 주요 이슈들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분석한 ‘일일 사이버 검색 결과’와 당시 정권에 부정적인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녹취록과 요약본을 청와대에 제공하도록 했다.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번에 기소된 전직 기무사 참모장 지 씨는 정보융합실장과 대령을 지내며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부터 같은해 7월 17일까지 당시 기무사령관 등과 공모해 세월호 유가족들의 동정과 요구사항, 성향 등을 사찰하도록 지시했다.
검찰 수사결과, 기무사 보고서에는 세월호 참사 발생 초기부터 당시 6.4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유가족들의 정부 비판 활동 감시 계획을 수립하고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제고를 위한 선거 전략을 강구하는 등 내용이 포함됐다.
또 실종자 가족들의 신상정보는 물론 인터넷물품구매내역과 정당 당원 여부, 과거 발언 등을 토대로 한 정치성향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지 전 참모장은 또 2016년 8월부터 11월 사이에는 조모 기무사령관과 공모, 기무사 부대원들에게 예비역 장성 및 단체들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찬성과 대통령 탄핵 반대 등 여론 조성활동을 요구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군 정보사업 예산 3000만원을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 전 참모장이 보수정권 내내 기무사 핵심 보직을 거치며 기무사의 온·오프라인 여론 조작 활동에 깊숙이 개입한 것이다.
검찰 측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기무사 재편 이후에도 보수정권 재창출 또는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제고를 위해 정치관여 활동을 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행위를 반복한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뉴미디어비서관들이 기무사의 온라인상 정치관여 범행을 적극 지시하는 등 정보기관의 은밀한 온라인 정치관여 활동의 배경에는 청와대 비서관의 지시가 있었던 사실이 규명됐다”며 “이번 사건은 군과 관이 공모해 민주주의 헌법질서를 중대하게 위반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파르타팀’ 사건에 관여한 배득식 전 사령관은 이미 지난해 6월 구속 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기소된 지 전 참모장과 세월호 유가족 사찰 공범인 소모 610기무부대장, 김모 310기무부대장, 손모 사령부 1처장 등도 작년 11월 각각 군사법원에 이미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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