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 내셔널GC 10번홀 제치고 ‘난도 랭킹’ 1위로 자리매김
올해 최종라운드에서는 홀 위치마저 까다로워 선수들 설상가상
올 평균타수 4.336타…나흘동안 버디는 단 13개 그쳐
마스터스는 '최고의 대회'라는 자부심과 함께 여러가지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PGA 마스터스 현장을 특파원을 통해 생생하게 전합니다.
[미국=뉴스핌] 김경수 특파원= 올해 전장을 40야드나 늘린 오거스타 내셔널GC 5번홀(파4·길이495야드)이 18개홀 가운데 가장 어려운 홀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마스터스는 세컨드나인(후반)에 들어가기 앞서 퍼스트나인(전반)의 4,5번홀을 잘 통과해야 우승경쟁에 가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번홀은 길이 240야드의 파3홀로 5번홀과 더불어 ‘긴 홀’로 악명높다.
5번홀은 올해 평균타수 4.336타로 ‘난도(難度) 랭킹’ 1위 홀이 됐다. 지난해까지 통산 랭킹 1,2위였던 10번홀(파4·길이495야드)과 11번홀(파4·길이505야드)을 제치고 새로운 ‘마(魔)의 홀’로 떠오른 것이다. 올해 나흘간 5번홀에서 나온 버디는 13개에 그쳤다. ‘골프 달인’들만 출전한 대회인데도 하루 평균 3개의 버디만 허용했다는 얘기다.
길이가 늘어나 대부분 선수들이 우드나 롱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하는 것을 감안, 대회 컵&티마커 설정위원회’에서는 5번홀 홀위치를 그린 뒤편이나 중간쯤에 설정했다. 긴 클럽으로는 스핀을 먹이기 힘들기 때문에 그나마 선수들을 고려한 홀 위치 선정인 것이다.
오거스타 내셔널GC 5번홀 홀 맵. [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
이 홀 그린은 2단 형태다. 그린 앞쪽은 푹 꺼져 있으며 앞뒤 고저차가 아주 심하다. 그린 앞에서 뒤까지 거리는 41야드로 폭도 긴 편이다.
4라운드에서 홀(컵)은 그린 앞에서 22야드,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13야드 떨어진 지점에 뚫렸다. 2단 그린을 올라서자마자 약 2m 지점이다. 따라서 어프로치샷이 짧게 떨어진 선수들은 다음 샷을 하기가 고약했다.
타이거 우즈,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와 함께 챔피언조로 플레이한 토니 피나우(미국)의 첫 퍼트는 2단으로 올라가는 턱을 넘지 못하고 1단쪽으로 되굴러와버렸다. 그린 우측 아랫단에서 퍼트한 우즈의 볼도 그린 윗단으로 넘어갔으나 내리막을 타고 홀을 2m나 지나쳤다. 그린앞 프린지에 어프로치샷이 멈춘 몰리나리는 세 번째샷 클럽으로 웨지를 잡았다. 그는 볼을 띄워 2단 그린 윗단에 바로 볼을 떨궜다. 영악한 공략법이었다. 몰리나리는 약 1.5m거리의 파세이브 퍼트를 성공하며 세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파를 기록했다.
올해 대회전 5번홀이 길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 미국 매체는 오거스타 내셔널GC의 4∼6번홀을 ‘아더(other) 코너’라고 썼다. 세컨드나인의 악명높은 ‘아멘 코너’(11∼13번홀)를 빗대 퍼스트나인에도 난도 높은 홀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었다. 그 지적이 맞아떨어졌다.
2020마스터스부터는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전·후반에 두 번의 고비를 잘 넘겨야 그린 재킷에 도전해볼 수 있을 듯하다.
올해 4라운드 5번홀의 홀(핀) 위치도. 홀은 2단 그린을 막 올라선 지점에 뚫렸다.[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