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평균타수 4.28로 랭킹 4위…지난해에 비해 고작 1계단 상승
버디는 4개밖에 안나와 첫날 18개 홀 가운데 최고로 ‘가뭄’
마스터스는 '최고의 대회'라는 자부심과 함께 여러가지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PGA 마스터스 현장을 특파원을 통해 생생하게 전합니다.
[미국=뉴스핌] 김경수 특파원= 파는 변함없는데 홀 길이만 전년도보다 40야드 늘어난다면 스코어는 어떻게 될까?
매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전장7475야드)는 올해 대회를 앞두고 5번홀의 길이를 40야드나 늘렸다. 티잉구역을 뒤로 물려 길이 495야드의 파4홀로 만든 것이다.
길이 455야드였던 이 홀은 지난해 평균타수 4.165타로 18개 홀 중 ‘난도(難度) 랭킹’ 6위였다. 지난해까지 열린 82차례의 대회를 통틀어 볼 때는 평균 4.25타로 난도 랭킹 5위였다.
오거스타 내셔널GC 5번홀 홀맵. 왼편이 티잉구역이고 오른편이 퍼팅그린이다.[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
길이를 495야드로 늘리고 치른 올해 첫 라운드 결과는 어떠했을까? 올해 1라운드에서 이 홀의 평균타수는 4.28타로 난도 랭킹 4위로 나타났다.역대 평균치에 비해 0.03타 높아진 것이다.다만 이 홀에서 나온 버디 숫자는 18개홀 가운데 가장 적은 4개였다. 이는 첫날 난도 랭킹 1위를 기록한 18번홀(평균타수 4.36타)의 5개에 비해서도 1개 적다.
파는 57개가 기록됐고 보기는 24개, 더블보기는 2개 나왔다. 김시우는 세컨드샷을 홀 뒤 2m 지점에 갖다놓고도 버디로 연결하지 못했다. 첫날 스코어 분포로 볼 때 이 홀의 난도는 지난해에 비해 조금 높아졌지만, 아주 어려운 홀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이 홀 왼편에는 커다란 벙커가 2개 놓여있다. 티잉구역에서 첫 벙커 초입까지는 280야드 거리이고, 드라이버샷으로 두 번째 벙커를 넘기려면 캐리로 315야드는 날려야 한다. 드라이버샷이 왼편으로 가면 대부분 벙커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벙커 턱도 높다. 첫날 타이거 우즈처럼. 그런 까닭인지 선수들은 아예 페어웨이 오른편을 겨냥하든가, 스푼으로 티샷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PGA투어에서 ‘단타자’로 소문난 웹 심슨(드라이빙거리 랭킹 179위)은 벙커를 피하기 위해 스푼으로 티샷했다. 그러다 보니 세컨드샷을 할 때 남은 거리는 232야드나 됐다. 그는 3번아이언을 들고 볼을 그린에 올려 파를 기록했다. 232야드는 그가 첫날 어프로치샷을 한 것 중 가장 긴 거리였다. 심슨은 지난해까지 이 홀에서 드라이버에 이어 7번아이언으로 어프로치를 했다.
첫날 이 홀의 롱기스트는 셰인 로리다. 그의 드라이버샷은 323야드 날아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그 반면 1994년 챔피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은 247야드를 날려 숏티스트가 됐다. 그런데 두 선수의 스코어는 모두 파였다.
투어의 대표적 장타자인 토니 피나우는 첫날 드라이버샷을 298야드 날린데 이어 맞바람속 209야드 어프로치샷용 클럽으로 5번아이언을 빼들었다. 스코어는 파였다.
5번홀의 변화에 대해 장타자들은 대개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반면, 중·단타자들은 세컨드샷용 클럽이 두 번호 이상 길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보는 듯하다.
495야드로 늘어난 5번홀에서 한 선수가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