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 코너’ 중심 12번홀에서 더블 보기로 2타 잃어
13∼15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만회하고 2∼4라운드 기약
마스터스는 '최고의 대회'라는 자부심과 함께 여러가지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PGA 마스터스 현장을 특파원을 통해 생생하게 전합니다.
[미국=뉴스핌] 김경수 특파원=“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지만 후반에 세 홀 연속 버디를 잡고 오늘 이븐파로 마무리한 것에 만족합니다.”
김시우(24)가 세 번째 출전한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첫날 이븐파 72타를 치고 87명 가운데 30위권에 자리잡았다.
김시우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길이747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72타(36·36)를 기록했다. 오후 5시20분 현재 선두권과 3타차의 30위권이다.
첫날 이븐파로 무난한 출발을 한 김시우. [사진=CJ] |
김시우는 마스터스 골프 대회에 세 번째 출전했다. 처음 출전했던 2017년엔 컷탈락했고, 지난해엔 3·4라운드에서 연속 언더파를 치며 공동 24위를 차지했다.
3년째 이 대회에 출전하는데다, 최근 컨디션이 상승세여서 그런지 김시우의 발걸음은 가볍게 움직였다. 1992년 이 대회 챔피언인 ‘베테랑’ 프레드 커플스(미국), 미국PGA투어 통산 5승의 장타자 J B 홈스(미국)와 같은 조로 플레이하면서도 위축되는 기미는 없었다. 주무기인 송곳같은 아이언샷에 힘입어 2∼5m 거리의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퍼트가 뜻대로 안됐다.
올해 홀 길이를 40야드나 늘린 5번홀(파4·길이495야드)에서 약 2m 거리의 버디 기회를 만들고도 스코어를 줄이지 못한 김시우는 6번홀(길이 180야드)에서 첫 보기를 했다. 티샷이 짧아 그린앞에 멈췄고,어프로치샷은 홀을 1.2m 지나쳤다. 이날 6번홀 핀 위치는 그린 오른편 뒤쪽의 솥뚜껑 같은 곳이었다. 김시우의 파퍼트는 홀을 외면했다.
버디 기회를 엿보던 김시우는 9번홀(파4·길이 460야드)에서 세컨드샷을 홀 뒤 9m 지점에 떨군 후 까다로운 내리막 퍼트를 홀에 집어넣었다. 이날 첫 버디였다.
전반을 이븐으로 마친 김시우는 후반 초반 위기를 맞았다. 역대 홀 난도 랭킹 1위 10번홀(파4·길이 495야드)에서 두 번째 보기를 한데 이어 12번홀(길이 155야드)에서 단번에 2타를 잃었다. 깃대를 곧바로 겨냥한 티샷이 짧은 듯하더니 둔덕에 맞고 래스 크릭으로 굴러들어갔다. 드롭존에서 친 샷도 커 2퍼트로 마무리하며 더블 보기를 기록하고 말았다.
김시우는 1라운드 후 “12번홀부터 신경을 바짝 써서 언더파 대열에 들어가려 했는데, 핀을 곧이곧대로 보고 친 바람에 더블보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12번홀은 오거스타 내셔널GC의 18개 홀 가운데 가장 짧은 홀이지만, ‘아멘 코너’의 중심답게 김시우에게 만만하지 않았다.
미국PGA투어 통산 2승의 김시우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짧은 파5인 13번홀(길이 510야드) 버디를 시작으로 14번홀(파4·길이440야드)과 15번홀(파5·길이530야드)에서 잇따라 버디를 기록했다. 3연속 버디다. 특히 14번홀에서는 약 15m 거리의 칩샷을 곧바로 홀에 넣어 기분좋은 버디를 잡았다. 다시 이븐파를 만든 김시우는 남은 세 홀을 파로 마무리하며 첫날 경기를 마쳤다. 김시우가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이븐파를 친 것은 통산 7라운드만에 처음이다.
김시우는 “남은 사흘은 찬스가 오면 공격적으로 치고, 돌아갈 상황에서는 확실히 레이업을 하겠다”고 전략을 내비쳤다. 김시우는 커플스, 홈스와 함께 12일 낮 12시10분(한국시간 13일 오전1시10분)에 2라운드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