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각본없는 드라마’ 개막
19년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탄생할 지 최대 관심
파3컨테스트 징크스 지속·나흘 내내 60타대 기록 여부도 주목
11일 오거스타GC에서 마스터스가 열립니다. 최고의 대회라는 자부심과 함께 여러가지 독특한 면이 있는 대회입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PGA 마스터스 대회 현장을 특파원을 통해 생생하게 전합니다.
[미국=뉴스핌] 김경수 특파원= PGA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2019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꿈의 구연(球宴)’ ‘명인 열전’ 등으로 일컬어지는 이 대회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길이7475야드)에서 시작된다. 올해는 87명이 출전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정상에 가까운 컨디션으로 통산 5승을 노리고 더스틴 존슨(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리키 파울러(미국) 저스틴 토머스(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등이 첫 그린 재킷에 도전하는 것도 관심거리이지만 그 밖에도 주목해야 할 기록은 많다. 1934년 시작돼 올해 83회째인 마스터스 골프 대회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 19년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나오나
현재 세계랭킹 3위 매킬로이는 4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마스터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가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현대 남자골프 사상 여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진 사라센(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로스(1966년) 우즈(2000년)가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다. 매킬로이가 우승하면 19년만에 세계 골프의 새 장을 쓰게 된다. 매킬로이는 올해 출전한 미국PGA투어 8개 대회 가운데 7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특히 3주전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스터스 골프 대회 2번홀 경기 장면. [사진=미국PGA투어] |
◆ 4라운드 내내 60타대 스코어 기록자 나올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는 1934년 첫 대회가 열린 이후 지난해까지 82회가 치러지는 동안 한 해 나흘동안 모두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없다. 6승에 빛나는 잭 니클로스(미국)도, 4승을 올린 우즈도 이 기록을 내지 못했다.
그레그 노먼(호주)은 1995년 대회 2라운드부터 1996년 대회 2라운드까지 5라운드연속 60타대 스코어(68-68-68-63-69)를 낸 적이 있으나 같은 해에 기록한 것이 아니다. 한 해 4라운드 가운데 3일간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사례는 모두 마흔 세 번이다. 그 가운데 필 미켈슨(미국)이 네 차례로 가장 많다. 미켈슨은 2001, 2004, 2010, 2015년에 사흘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했다. 2004년과 2010년엔 우승했다. 니클로스는 세 차례나 한 해에 사흘 60타대 스코어를 냈으나 마지막 한 라운드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우즈, 버바 왓슨(미국), 톰 왓슨(미국)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두 차례 한 해에 사흘 60타대 스코어를 적어냈다. 그만큼 오거스타 내셔널GC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유리판처럼 빠른 그린, 메이저대회의 중압감을 극복하고 나흘 내내 60타대 스코어를 내는 선수가 있다면 그가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 파3 컨테스트의 징크스 풀릴까
마스터스에는 프로암이 없다. 그래서 월∼수요일은 연습라운드 날이다. 대회 하루전인 수요일 오후 9홀짜리 파3 코스에서 ‘파3 컨테스트’를 연다. 이 대회는 선수들에게 컨디션 조절 기회를 주고, 갤러리들에게 서비스를 한다는 취지아래 축제처럼 치러진다. 처음 열린 1960년이후 지난해까지 59회를 치르는 동안 파3 컨테스트에서 우승한 선수가 그해 본대회에서 우승한 예가 없다. 그 징크스가 올해는 깨질 지 관심거리다.
◆‘한 홀 최악스코어 13타’ 경신되나
마스터스의 한 홀 최다타수는 13타다. ‘아멘 코너’인 12번홀(파3)과 13번홀(파5), 그리고 역대 가장 쉬운 홀로 집계된 15번홀(파5)에서 나왔다. 세계 골프코스 가운데 가장 어려운 파3홀 중 하나로 꼽히는 12번홀에서는 1980년 톰 와이스코프(미국)가 10오버파 13타를 쳤고, 그린 앞으로 개울이 흐르는 13번홀에서는 1978년 토미 나카지마(일본)가 8오버파 13타를 쳤다.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첫 날 15번홀에서 볼을 물에 다섯 번 빠뜨린 끝에 13타를 기록했다. 올해 한 홀에서 13타 이상을 치는 선수가 나오면 당사자에겐 불명예겠지만, 골퍼들에겐 얘깃거리가 될 것이다.
◆2019년판 ‘룰 게이트’ 나올까
올해 골프 규칙이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선수들은 아직 바뀐 규칙에 익숙지 않다. 규칙 위반으로 벌타를 받는 선수가 나오면, 마스터스라는 플랫폼으로 인해 그 스토리는 확대재생산되게 마련이다. 역대 마스터스에서는 심심치 않게 규칙과 관련한 해프닝이 있었다. 2013년 대회 때 우즈가 드롭을 잘못한 사실을 인정했는데도 룰위원회에서 페널티를 주는 대신 무벌타로 마무리해 ‘드롭 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왔다. 올해 대회는 그 어느 해보다 규칙 위반으로 페널티를 받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아시아 선수 최초의 챔피언 탄생하나
남자골프 4개 메이저대회에서 아시아 선수가 우승한 것은 단 한 차례다. 2009년 US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이 그 주인공이다. 마스터스에서 아시아 선수 최고성적은 최경주가 2004년 세운 단독 3위다. 최경주는 아시아 선수로서 이 대회에 세 번째로 많이 출전(2003∼2014년, 12회)했다.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을 경신할 후보로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마쓰야마는 아마추어 시절 두 차례 마스터스에 출전해 모두 커트를 통과한 기록을 갖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 26위로 올해 출전한 아시아 선수 중 최고위다.
지난주 미국PGA투어 텍사스오픈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한 김시우도 다크 호스다. 호주 선수가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것이 불과 6년전(2013년, 애덤 스콧)이었다. 아시아 선수가 그린 재킷을 입을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