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호건-바이런 넬슨 브리지는 ‘아멘 코너’에
진 사라센 브리지는 더블 이글 한 15번홀 그린앞에
11일 오거스타GC에서 마스터스가 열립니다. 최고의 대회라는 자부심과 함께 여러가지 독특한 면이 있는 대회입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PGA 마스터스 대회 현장을 특파원을 통해 생생하게 전합니다.
[미국=뉴스핌] 김경수 특파원=오거스타 내셔널GC에는 물(페널티 구역)이 많지 않다. 15,16번홀 그린앞과 11∼13번홀을 따라 흐르는 ‘래스 크릭’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도 ‘골프 전설’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들의 이름을 딴 다리 세 개가 있다. 다리가 아홉 개가 있다고 하여 나인브릿지GC로 이름지었다는 한국 골프장을 연상케한다.
아멘 코너의 중심인 12번홀(파3) 티잉구역에서 래스 크릭을 건너 그린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다리는 벤 호건 브리지다. 호건은 1951년과 1953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우승했다. 특히 이 다리는 그의 두 번째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헌정됐다.
오거스타 내셔널GC 12번홀 그린으로 향하는 길목에 놓인 벤 호건 브리지.[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
호건은 마흔 한 살이던 1953년 대회 때 14언더파 274타(70-69-66-69)로 우승했는데, 이는 골프대회에서 가장 이상적인 스코어로 인식되고 있다. 나흘 가운데 ‘무빙 데이’로 부르는 셋쨋날 스코어가 가장 좋은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호건의 274타는 당시까지 대회 72홀 최소타였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1965년에 이르러서야 잭 니클로스가 271타의 우승 스코어로 호건을 기록을 깬다. 전성기에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겨우 건진 호건은 대기만성형의 노력형 골퍼이자, 볼 스트라이킹과 코스 전략의 천재로도 불린다.
아멘 코너의 마지막 관문인 13번홀(파5) 티샷을 마치고 조금 가노라면 래스 크릭이 흐르는데 그 곳을 건너는 다리는 바이런 넬슨 브리지다. 넬슨은 1937년과 1942년 우승했다. 넬슨은 첫 우승 당시 최종라운드를 경쟁자 랄프 굴달에게 6타 뒤진 상태로 출발했지만 12,13번홀에서 ‘버디(2)-이글(3)’을 기록하며 대반전, 굴달에게 2타차 역전승을 거뒀다.
넬슨은 1942년 마스터스에서는 연장전끝에 라이벌 호건을 제치고 역전우승을 거뒀다. 넬슨은 1945년 한 햇동안 미국PGA에서 11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USGA에서 새 클럽과 볼을 실험하려는 목적으로 개발한 로봇을 ‘아이언 바이런’이라고 이름지을만큼 넬슨은 ‘모던 스윙의 아버지’로 일컬어진다.
오거스타 내셔널GC 13번홀 티잉구역과 페어웨이 사이에 놓인 바이런 넬슨 브리지. [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
마지막 다리는 파5인 15번홀 그린앞 연못 왼편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진 사라센 브리지다. 사라센은 1935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함으로써 남자골프 사상 첫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 해 최종라운드 때 사라센은 15번홀에서 단번에 3타를 줄이는 더블 이글(알바트로스)을 기록하며 경쟁자 크레이그 우드와 공동 선두가 된 후 연장전끝에 우승했다.
사라센 브리지는 1955년에, 호건 브리지와 넬슨 브리지는 1958년에 각각 만들어져 헌정됐다.
한편 오거스타 내셔널GC에는 마스터스에서 최초로 4승을 거둔 아놀드 파머와 마스터스 최다승(6승) 보유자인 잭 니클로스를 기리는 명판이 있다. 파머 명판은 그가 처음 출전한지 40년이 된 1995년 16번홀 티잉 구역 뒤편에 설치됐다.
사라센-호건-넬슨-파머-니클로스의 뒤를 이어 오거스타 내셔널GC에 기념물과 함께 이름이 헌정될 주인공은 누구일까?
오거스타 내셔널GC 15번홀 그린앞 왼편에 놓인 진 사라센 브리지가 멀리 보인다. [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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