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관광객에게 1주일 렌탈해주고 세금없이 2000∼1만5000달러 손에 쥐어
‘마스터스 하우징 뷰로’라는 알선 업체 성업중
11일 오거스타GC에서 마스터스가 열립니다. 최고의 대회라는 자부심과 함께 여러가지 독특한 면이 있는 대회입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PGA 마스터스 대회 현장을 특파원을 통해 생생하게 전합니다.
[미국=뉴스핌] 김경수 특파원=세계 최대의 골프 이벤트인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로 수입을 얻는 곳은 어디일까. 물론 대회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GC가 매년 수백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그 다음으로는 오거스타에 집을 가진 사람들이다.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열리는 매년 4월 둘째주를 ‘마스터스 위크’라고 부른다. 이 기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의 소도시 오거스타는 세계 각국에서 오는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선수와 스태프 및 가족, 대회를 보러 오는 갤러리(패트론),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오는 매스컴 관계자, 내로라하는 골프업 관련 인사들이 오거스타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인구 약 20만명의 소도시 오거스타에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려들다 보니 숙박시설이 부족해지게 마련이다. 대도시 애틀랜타까지는 자동차로 약 두 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매일 애틀랜타와 오거스타를 왕래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타이거 우즈 등 유명 출전 선수나 재력이 있는 관광객·관계자들은 아예 오거스타에 있는 가정집을 1주일동안 통째로 빌려 쓴다. 이들 수요자에게 집을 빌려주는 오거스타의 집주인들이 마스터스 위크 때 쏠쏠한 재미를 본다.
오거스타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마스터스 위크' 때 자신의 집을 통째로 빌려주고 쏠쏠한 수입을 올린다. [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
지역 신문 오거스타 크로니클에 따르면 마스터스 위크 때 집을 내주고 다른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집주인들은 2000달러(약 230만원)∼1만5000달러(약 170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 1주일만에, 그것도 세금도 전혀 안붙는 실수입이다.
마스터스가 ‘세계 최고의 골프 상품’으로 떠오르자 오거스타에는 약 50년전에 가정집을 렌탈해주는 사업을 하는 마스터스 하우징 뷰로라는 업체가 생겼다. 숙박 문제가 장해물이 되자 오거스타 내셔널GC측이 오거스타상공회의소에 가정집 알선업체를 요청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져 생긴 공인 홈 렌탈 업체다.
마스터스 하우징 뷰로는 오거스타시 가정집들로부터 집 위치 및 희망 렌탈 가격, 침대 및 욕실수 등의 기본적인 정보를 수집한 다음 이를 수요자에게 제시해 중개를 알선한다.
이 업체의 조나선 리오스 이사는 “기본적으로 집 주인이 렌탈 가격을 정하지만 대개 1주일간 쓰는 조건에 침대 1개와 욕실 1개를 갖춘 집의 기본 요금이 1000달러(약 140만원)다.”고 말한다.
이 업체는 집주인한테서 등록비 25달러(약 3만원)를 받고, 거래가 성사될 경우 렌탈 가격의 7%를 수수료로 받는다. 집주인이 마스터스 하우징 뷰로의 메인 페이지에 소개를 요청할 경우 75달러(약 8만5000원)를 추가로 받는다. 집을 렌탈해주는 주인에게나 중개해주는 업체에나 무리없는 가격이다. 렌탈이 성사될 경우에도 집주인에게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오거스타에 집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속있는 ‘아르바이트 거리’가 아닐 수 없다.
리오스 이사는 “우리는 비영리단체다. 집 렌탈 거래로 생긴 모든 수익은 오거스타 지역 경제발전에 재투자한다”고 덧붙인다. 그는 “집 렌탈 사업은 집주인 뿐 아니라 렌탈 수요자들이 1주일동안 머무르면서 식당·쇼핑센터·케이터링 등을 통해 오거스타 지역에 뿌리는 돈은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마스터스로 인해 오거스타만이 가질 수 있는 행운이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