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4개월에 걸쳐 진행한 무역 협상이 합의점에 근접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불안감은 여전하다.
미국과 유럽 등 중국에 공장을 둔 기업들이 무역 휴전과 무관하게 생산라인을 멕시코와 인도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 말 그대로 ‘엑소더스’를 연출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중국이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하는 상황에 현지 공장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것으로 우려하는 미국 정책자들이 지난해 관세 전면전을 통해 한 가지 소득을 올린 셈이라는 평가다.
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양국의 무역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과 무관하게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은 꼬리를 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모바일 카메라 업체인 고프로와 센서 및 리모콘 제조업체인 유니버셜 일렉트로닉스가 중국 생산라인의 상당 부분을 멕시코로 옮기고 있다.
완구 업체 하스브로 역시 중국 공장을 미국과 멕시코, 베트남, 인도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대만 컴퓨터 업체인 아텐 인터내셔널은 중국에서 운영하던 생산라인을 본국으로 옮겼다.
이 밖에 덴마크 대기업 댄포스가 난방 및 수력 장비 제조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등 ‘탈 중국’이 주요국 기업 전반에 걸쳐 두드러진다.
기업들의 대규모 공장 이전은 장기간이 걸리는 프로젝트인 만큼 중국이 당분간 글로벌 제조 허브의 입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상황은 중국 정부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중국 정책자들은 이미 해외 기업 이탈에 강한 우려를 드러낸 한편 공급망 재편에 따라 중국 기업들 역시 해외로 떠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전세계 제조업에서 중국의 비중은 지난 2000년 8%에서 지난해 25%까지 수직 상승했다.
지난 20년간 중국으로 몰려들었던 글로벌 기업들이 짐을 싸는 것은 저임금 매력이 크게 희석된 데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대규모 관세로 인한 손실, 여기에 협상 타결 이후 마찰이 재차 발생할 잠재 리스크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공급망 재편 움직임 자체가 기업들의 추가적인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해외 기업 엑소더스가 중국 경제 성장의 버팀목으로 자리잡은 자동차 및 부품, 태양열 패널, 반도체 칩 등 핵심 산업으로 확산될 경우 세계 2위 경제국에 상당한 충격을 가할 전망이다.
UBS가 글로벌 제조업계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 업체 가운데 중국에서 생산라인 일부를 다른 국가로 이전한 기업이 3분의 1에 달했다.
또 올해 공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제조 업체도 3분의 1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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