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학술단체 참여 사실 드러나...靑, 임명 불가 신중 검토
[서울=뉴스핌] 조정한 김준희 기자 =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대표적 해적 학술단체인 인도계 학술단체 오믹스(OMICS International)와 관련된 학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를 상대로 학회 참석 경위를 조사하고 장관 임명이 사실상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03.27 yooksa@newspim.com |
29일 여권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지난 2017년 12월 2일부터 9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9th World Biomarkers Congress’에 참석했다. 학회는 암 진단 바이오마커, 임상시험 바이오마커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학회는 인도계 학술단체인 오믹스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오믹스는 정상적인 논문 출판문화를 해치고 과장 광고를 한 혐의로 2016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공식 제소된 바 있다.
조 후보자는 참석 경위에 대해 "새로운 융합분야에 관련 연구자나 학회가 많지 않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는 오믹스 관련 학회라는 언급을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갈수록 조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며 "청와대에서도 여론을 민감하게 판단하면서 조 후보자(임명 철회)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4월 임시국회 정상화 및 시급 법안 처리를 위해 “장관 후보자 1~2명은 포기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3.29 yooksa@newspim.com |
◆ 부적격 장관-국회정상화 맞바꾸나... 與, 협조요청 카드로 쓸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에 민주당이 당장 반기를 들 가능성은 낮다. 일부 후보자에 대한 반대 표명 여부에 민주당 의원들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야당이 국회 정상화에 동참할 여지가 있다면 그 때 얘기해보자는 정도의 분위기”라며 “야당이 응하고 임시국회가 잘 진행된다면 전향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의를 상임위로 끌어오겠다는 입장이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9일 “일단 상임위에서 논의하는 게 맞다”며 “한국당 방식으로 지도부가 상임위와 무관하게 다 쥐고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를) 하겠다고 하면 상임위 절차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등으로 논란이 된 일부 장관 후보자에 ‘청와대가 자진사퇴를 권유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당 지도부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상임위에서 할 일”이라고 못 박았다.
홍 수석대변인은 “그러니 한국당도 후보자에게 흠결이 있으면 있는 대로 보고서를 채택해서 상임위에서 논의할 문제”라며 “부적절한 인사에 대해서는 상임위 위원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보고서 채택을 해주되 부적격 의견으로 달지 검토 중”이라며 “다만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아예 사퇴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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