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베트남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자국민 도안 티 흐엉(30)의 석방을 돕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VN익스프레스의 같은 날 보도에 따르면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안 티 흐엉의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이어 "베트남 정부는 도안 티 흐엉의 공정한 재판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최고 수준에서 필요한 조치를 지속해서 취해나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6)는 지난 2017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독살한 혐의로 말레이시아 검찰에 기소됐다. 이들은 공항에서 김정남 얼굴에 신경제 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두 여성은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 촬영으로 생각했으며, 자신들의 행동이 끔찍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달 11일 말레이시아 검찰은 시티 아이샤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으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그를 석방했다. 아이샤에 대한 기소가 취하된 이유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사법 당국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베트남 언론에서는 기소 취하 배경에 인도네시아 정부의 로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말레이시아 검찰은 베트남 정부의 요청에도 도안 티 흐엉의 살인 혐의에 대한 공소를 취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그의 재판은 내달 1일 속개된다.
레 티 투 항 대변인은 현재까지 베트남 정부가 자국민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이어 말레이시아 주재 베트남 대사관 관계자들이 도안 티 흐엉의 정신건강 안정을 돕기 위해 이달 그를 세 번 찾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사관 직원들이 재판이 속개되는 다음 달 1일 이전에 그를 다시 찾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VN익스프레스는 만약 도안 티 흐엉에 대한 살인 혐의가 인정되면, 그가 교수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인 도안 티 흐엉 씨가 말레이시아 샤흐 알람 고등법원에서 나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03.14.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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