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교 만점 남편 준호 통해 반전 매력 선보여
실제와 100% 싱크로율…아내 박예진도 인정
JTBC '아름다운 세상'으로 4년만에 안방 복귀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그에게서 사랑스러움을 볼 거라곤 생각해 본 적 없다. 스크린 속 그는 줄곧 어둡고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얼굴이었다. 물론 ‘올레’(2016) 같은 작품을 통해 간혹 코믹연기도 보여줬지만, 그저 처참하게 망가질 뿐 ‘러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배우 박희순(49)이 ‘희블리’로 돌아왔다. 신작 ‘썬키스 패밀리’를 통해서다.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아빠의 예쁜 여사친이 등장하며 엄마의 오해가 시작된 후, 가족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막내딸이 벌이는 발칙하고 유쾌한 대작전을 그렸다. 극중 박희순은 아빠 준호를 연기했다.
“평범한 가족 영화였다면 안 했을 거예요. 근데 이건 발칙했죠. 새로운 시도였어요. 적정선만 지킨다면 모두가 불쾌하지 않고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될 거라 생각했죠. 수위 조절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김지혜) 감독님 만나고 확신이 섰어요. 대화를 나눠 보니 정확한 방향이 있더라고요. 남자 감독이었으면 안믿었을 텐데 여자 감독님이기도 했고요(웃음).”
‘썬키스 패밀리’의 백미는 앞서 언급한 '본 적 없는' 박희순의 열연이다. 콧소리 가득한 애교는 기본, 정체불명의 댄스까지 춘다.
“남성성이 강한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가볍고 재밌는 역할에 갈증이 있었죠. 원래 밝고 코믹한 작품이 성향과 잘 맞기도 하고요. 춤 같은 경우 온전히 제 몸에서 나온 막춤이었죠(웃음). 연습하면서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는지 잡아갔어요. (진경과의) 스킨십도 많았는데 안무가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죠. 연기에 어색함이 없었어요. 또 다른 안무 동작 같았죠.”
그의 연기가 유난히 자연스러웠던 이유를 하나 꼽자면 실제 모습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아내인 배우 박예진이 인정했을 만큼 영화 속 준호와 싱크로율이 높다.
“그냥 집에서 제 모습이에요. 술 먹고 뜬금없이 춤추고 혼나고 용서를 구하고 용서받고(웃음). 제가 생각보다 순종적인 스타일이거든요. 하하. 그런 모습을 밖에서 드러낸 적은 없는데 이렇게 보여주게 돼 더 재밌었죠. 아내 반응이요? 기본적으로 지적보다 위로하는 편인데 너무 재미있다고 좋아했어요. 근데 로열티 내놓으라고 하더라고요. 집에서 하던 거 똑같이 했다고.”
사실 이 영화는 투자부터 개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 시간을 끈끈한 팀워크 덕에 이겨냈다. 특히 출연 배우들은 촬영 전부터 함께 시간을 보내며 친목을 다졌다. 박희순은 “가족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기쁨이었다”고 웃었다.
“정말 행복했어요. 배우 중에 진짜 모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죠. 항상 칙칙한 영화 현장만 가다가 여기만 오면 힐링이 됐어요. 특히 막내 (이)고은이를 보는 재미로 살았죠.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아역계의 김연아’라고(웃음)요. 프로 정신도 있고 근성도 있고 예의도 바르고 마음도 예뻐요. 현장에서 누구라도 지쳐 있으면 가서 꼭 안아주면서 다독여주죠. 그게 그렇게 감동스럽고 힘이 되더라고요.”
차기작은 4월 5일 방송 예정인 JTBC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이다. 학교폭력으로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이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박희순이 ‘실종느와르 M’(2015) 이후 4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다.
“1월부터 세 달째 찍고 있어요. 드라마를 오랜만에 하는데 환경이 많이 좋아졌더라고요. 아직 방송도 안했는데 16부작 중에 10부 찍고 있죠. 근로시간을 지켜야 해서 촬영도 5일만 해요. 영화랑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요즘은 아이들 감정 깨지지 않게 대사 안씹으려고 애쓰고 있어요(웃음). 정말 연기 잘하는 훌륭한 아역들이 다 나와요. 기대해도 좋을 겁니다.”
jjy333jjy@newspim.com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