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준호(박희순)와 유미(진경)는 결혼 20년 차 부부다. 하지만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애정을 과시하며 매일 밤 뜨거운 시간을 보낸다. 부부의 침실에서 들려오는 ‘삐그덕 쿵’ 소리. 늦둥이 딸 진해(이고은)에게는 이 소리가 ‘가족의 행복전선 이상무’를 알리는 신호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예쁜 아줌마 미희(황우슬혜)가 이사온다. 이후 엄마의 오해가 시작되고 가족의 행복발전소 가동도 멈춘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영화 ‘썬키스 패밀리’는 가족 코미디를 표방한다. 실제 여느 가족 코미디물처럼 개성 가득한 가족 구성원들의 바람 잘 날 없는 일상이 큰 줄기다. 다만 화자가 독특하다. 이 영화는 집안의 막내인 진해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9세 소녀의 순수한 시선과 기발한 발상을 만나 특별한 시너지를 낸다.
모성애, 부성애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썬키스 패밀리’ 속 사랑은 특별하다. 그간 봐왔던 가족애가 아닌 성(性)의 영역을 포함한 이성 간의 사랑을 다룬다. 한국 가정에서는 (별다른 이유 없이) 금기시돼 왔던 소재지만, 이들 가족에게는 일상적인 대화거리다. 자녀가 부모의, 부모가 자녀의 성생활을 조금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이는 메가폰을 잡은 김지혜 감독의 의도다. 그는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상황들이 발생한다. 아이가 엄마, 아빠가 사랑에 나누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반대로 엄마, 아빠가 당황스러운 걸 발견할 수 있다. 그때 우리 영화처럼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아무렇지 않게 당연히 소통했으면 했다”고 말했다. 파격적이나 건강한 방식이다.
배우들의 열연은 압권이다. 박희순, 진경을 필두로 장성범(철원 역), 윤보라(경주 역), 이고은, 황우슬혜, 정상훈(양사장 역) 등 모두가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는 박희순, 이고은 부녀다. 최근 선굵은 캐릭터로 관객을 만나왔던 박희순은 여태 보여준 적 없는 코믹한 얼굴로 시종일관 관객을 웃긴다. 이고은의 귀여운 외모와 똑부러지는 연기는 누가 뭐래도 ‘썬키스 패밀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2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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