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업가치 훼손·주주권 침해 등으로 이사 재선임 반대”
오는 27일 주총서 재선임 안건 표대결 불가피
SK㈜ 최태원 회장 사내이사 선임도 반대키로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대한항공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행사한다.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 이력이 있다며 이사 재선임에 반대키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의 반대로 27일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선 양측의 표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핌 DB] |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는 26일 모처에서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SK㈜ 정기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행사 방향을 심의, 이같이 결정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상장주식에 대한 주주권 및 의결권 행사와 책임투자 관련 주요 사안을 검토·결정한다.
통상 14명 이내로 구성되는 위원들은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추천을 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촉한다. 현재 분과 위원은 위원장인 박상수 경희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총 9명이다.
이날 수탁위는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은 수탁위 내 분과위원 간 의견이 팽팽해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열린 회의에서도 분과위원들은 조 회장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4명, 찬성 2명, 기권 및 중립 2명으로 의견이 엇갈린 바 있다.
이에 분과위원들은 주주권행사분과와 책임투자분과 전원이 참석한 수탁위 전체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결국 여기에서 조 회장의 재선임 안건 반대가 최종 결정됐다.
대한항공은 이날 국민연금의 조 회장 이사 재선임 반대 결정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연금의 사전 의결권 표명은 위탁운용사와 기관투자자, 일반주주들에게 암묵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했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오는 27일 열리는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선 조 회장 재선임 안건에 대한 표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한진칼이며,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포함시 33.03%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사내이사 재선임을 위해선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동의가 필요한 만큼 여전히 조 회장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11.56%를 보유한 2대주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고 추가로 22%의 주주가 반대할 경우 연임은 무산된다.
아울러 수탁위는 SK㈜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행사하기로 확정했다. 최 회장 역시 조 회장과 마찬가지로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 침해 이력을 적용했다. 또 사외이사 후보인 염재호씨에 대해선 이해상충에 따른 독립성 훼손 우려로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