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중국이 300대의 프랑스 에어버스 항공기를 구입하기로 했다. 중국의 이 같은 대규모 에어버스 항공기 주문은 미·중 무역 협상에서 매출 기회를 노리던 경쟁사 미국 보잉에 커다란 패배로 읽힐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가운데 중국은 에어버스의 항공기 300대를 사들이기로 했다.
프랑스 대통령궁은 중국 항공기재그룹(CASHC)이 290대의 에어버스 A320과 10대의 에어버스 A350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A320만으로도 주문 금액은 180억 달러(20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 주석의 방문 중 중국과 프랑스는 에너지와 식품 산업, 운송 및 다른 부문에서 15개의 상업 계약을 맺었다. 경협 규모는 총 400억달러(약 45원)에 달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과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우리는 우리 기업이 중국에 더 큰 접근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에어버스의 커다란 계약은 상당한 진전이며 훌륭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상업용 여객기 부문 대표는 “우리는 중국의 민간 항공의 성장을 우리의 주력 항공기 군으로 지원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중국에서 우리의 확장은 중국 시장에서 우리의 지속한 신뢰와 중국 및 우리의 파트너들에 대한 장기간의 헌신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FT는 이날 에어버스의 대규모 중국 공급 계약이 경쟁사인 보잉에 커다란 타격이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10월과 이달 발생한 보잉 737 맥스 추락 사고로 보잉은 전 세계 운항 중단 사태를 맞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보잉의 전 세계적 운항 중단 움직임을 주도한 주요국 중 하나였다.
지난 1월까지 중국 항공사가 운항 중인 에어버스 여객기는 약 1730대였다. 에어버스는 중국에서 향후 20년간 7400대의 새로운 여객기 및 화물 운송용 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 세계 수요의 19%가 넘는 수치다.
이날 중국과 프랑스의 대규모 상업 계약 소식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민감한 시기에 전해졌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오는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무역 협상을 재개한다.
보잉은 그동안 양국의 무역협상에서 수혜를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 사건 며칠 전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CEO는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항공 산업이 최종 합의의 한 부분이 되며 경제적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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