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소영 전 MBC 아나운서가 2년 만에 임신한 소감을 밝혔다.
김소영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 임신을 확인했을 때, 자연스레 입가에 웃음은 피어났지만 한편으론 어딘가 내 안의 기세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었다"고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결혼과 임신, 출산은 행복이라는 확신에 가득찬 말인데 비해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느껴야 할 부담에 대해서는, 모두가 적당히 모른척 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고 털어놨다.
[사진=김소영 인스타그램] |
김소영은 "그런데 석 달 동안 아이를 품어보니, 알면서 모르는 척했던 게 아니라, 여전히 잘 알지 못했던거구나 싶다. 주변에 많은 선배들이 아이를 가졌고, 배가 부른 채 일을 했는데 몰랐다. 이렇게 숨 쉬는 것 조차 어려운지, (그 뒤 출산과 육아에 비하면) '고작' 초기 입덧에 정신을 못 차리고 앓아 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토로했다.
특히 "처음에는 버티기로 했다. 여전히,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기보다 주변에 폐가 될까 전전긍긍하고 남들이 모르게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그래야 일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생각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엇보다 괴로울 때는 나의 일하는 속도가 느려진 게 확연히 느껴질 때. 갑자기 구형 컴퓨터가 된 듯한 느낌에 밀려오는 답답함. 나와 같은 여성들이 얼마나 많을까? 임신을 축복으로 여기지 못하는, 일하는 여성. 임신을 대비해 다가온 기회를 애써 포기하는 여성. 그래서, 이 문제를 잘 컨트롤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소영은 "예전에는 이런 말을 하는 것도 꼴사납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제는 숨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배려받는 여성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 당연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앞일을 모두 예단할 수 없지만, 잘 해보자"며 심경을 덧붙였다.
김소영은 MBC 아나운서 시절 선후배 사이였던 오상진과 만나 2017년 4월 결혼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