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먼드 재무장관 "총리 축출, 英에 도움되지 않아..방종한 행동"
리딩턴 국무조정실장 "총리직 맡을 의향 없다‥메이와 긴밀히 협력"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온 가운데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을 비롯한 다른 각료들은 24일(현지시간) 메이 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해먼드 장관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에 "총리를 축출하는 것은 영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새 총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방종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
메이 총리 대변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앞서 지방관저인 '체커스'에서 정부 각료들과 보수당 중진 의원들과 만나 장기간 회담을 가졌다.
이번 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하원의 3차 승인투표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등 다양한 사안을 다뤘다고 총리실 대변인은 밝혔다.
이날 회담은 선데이타임스와 선데이텔레그래프, 메일온선데이, 옵서버 등 영국 언론이 각료들이 메이 총리를 축출하고 임시 총리를 내세워 브렉시트 절차를 완료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에 이뤄진 것이다.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최소 6명의 고위 각료들은 사실상의 부총리 역할을 하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이 올해 가을 정식으로 총리를 선출하는 투표가 있을 때까지 총리직을 맡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25일 각료회의에서 메이 총리에게 사퇴하지 않으면 집단 사임을 할 것이라고 위협할 예정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리딩턴 실장뿐 아니라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과 제레미 헌트 외무장관도 어느 정도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리딩턴 실장은 선데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임시 총리직을 맡을 의향이 없다며 총리와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브렉시트를 완수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혼란 속에 EU 정상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브 장관 역시 메이 총리를 지지하며 총리를 변경하는 그 어떠한 계획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침착해야할 때"라며 "우리가 해야할 일은 올바른 항로를 정하는 것이지 선장을 바꿀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 축출 추진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은 영국 정계에서의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처리 방식에 대한 불만과 브렉시트의 교착 상태를 하원에 돌리는 메이 총리의 태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메이 총리는 1월 중순과 이달 12일 브렉시트 합의안 1차, 2차 승인투표를 실시했으나 모두 세 자릿수 표차로 부결돼 의회 승인을 받는 데 실패했다. 이에 메이 총리는 지난 21일 EU과 당초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주 예정된 하원의 3차 승인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 4월 12일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하원이 합의안을 승인할 경우에는 5월 2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메이 총리는 이번 주 3차 투표를 실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으나, 아직 정확한 날짜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