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도비 지원 숙원사업 마구잡이 칼질…사업차질 불가피
[광주=뉴스핌] 지영봉 기자 = 목포시의회가 1차 추경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전액 도비로 지원된 주민 숙원사업 예산을 마구잡이로 칼질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예산안 삭감이 시의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고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간 힘겨루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추경 예산 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결과에 따르면 안전총괄과 소관 방범용 CCTV(원산동, 연산동, 유달아파트 인근, 삼학동, 용해동, 상동버스터미널 뒤 등) 11건에 3억3000만원이 삭감됐다.
공원녹지과 소관에서는 상동 야외무대 조성, 선 어린이 공원 시설 보강, 주택용 펠릿 보일러 3대 보급, 산정산 공원 정비 등 4건에 1억5300만원이 삭감됐다.
특별회계인 교통행정과 소관 예산에선 △삼향동 통학버스 승강장 설치 △상동 호반리젠시빌 앞 버스승강장 설치 △삼향동 학교 엘로우 카펫 설치 △옥암 푸르지오 중앙분리대 설치 △부주동 횡단보도 투광등 설치 5건 1억7000만원이 삭감됐다.
특히 삭감된 예산이 방범용 CCTV와 시내버스 승강장 설치 등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데다 삭감된 예산 과목이 시도비 보조금이나 시군조정교부금으로 시비 매칭이 없는 전액 도비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조정교부금은 국가에서 주는 특별교부금과 유사한 것으로 삭감되면 추후 다른 예산으로 반영이 불가능하며 반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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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의회 시정 질문 [사진=지영봉 기자] |
이와 관련, 한 목포시 관계자는 “열악한 재정난에 시비를 들여 해야 할 일을 도비로 내려준 것인데 삭감시킨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되며, 아무리 갈등이 있다고 해도 시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에 분풀이를 하면 되느냐”며 “어이가 없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목포시 기획예산과 관계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허탈해 했다.
시의회 예결위원이 아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동 자생조직 회의에서 도의원들이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하면서 관내 시의원들을 배제시킨데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견해와 “사전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도의원의 독선에 제동을 건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 등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문상수 시 예결위원장은 “시·도의원 간 갈등이 아니고 집행부와 시의회 간 갈등”이라면서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고 집행부 맘대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 데 대한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목포 출신 광역의원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한 도의원은 “사업 권한은 목포시에 있다. 사적 감정을 예산에 반영한 건 납득할 수 없다”면서 “포괄사업비로 알고 있는데 일종의 특별 조정 교부금이다. 시의원들이 특별 교부금이 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어 “심지어 상임위서 승인해 준 성립전 예산도 삭감시켰다”며 “이런 식이라면 반납 받아 타 시군에 줄 수밖에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시민 이모 씨(용당동)는 “삭감된 예산이 대부분 안전이나 교통편의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것들인데 결국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며 “향후 추경이 확정되면 지역 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yb258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