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손 제조공장 2021년 3월 폐쇄 발표
삼성 올림푸스 이어 세번째 선전 철수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일본 기업 엡손이 2021년 3월부로 증국 광둥성 선전(深圳) 손목시계 제조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 했다. 선전에서는 그동안 삼성, 올림푸스가 공장을 철수했으며 이번 엡손은 외국 기업으로서 세 번째 철수다.
중국 매체 증권시보(證券時報)는 선전의 산업환경 변화로 일반 제조공장 위주의 외국 기업의 철수가 이어지는 반면, 미국, 유럽의 연구·개발(R&D)기업의 선전 입주가 늘어나며 선전의 산업구조가 첨단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바이두] |
엡손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철수 소식을 알리며 “2021년 3월 부로 선전에 있는 손목시계 제조공장을 폐쇄하며 청산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엡손의 손목시계 사업부 철수로 1000여 명의 직원이 해고 되고 선전시 바오안(寶安)구에 위치한 제조 공장과 직원 숙소를 포함한 10만㎡ 규모의 대지가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엡손은 이번 중국 시장 철수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제조 원가 상승과 중국 시계시장 판매 둔화, 환경기준 강화가 시장 철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2015년 일본 시계 브랜드인 시티즌이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과 환경 기준 강화를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주순화(朱舜華) 선전시 정밀기공협회 회장은 “인건비 상승이 기업 경영에 일정 수준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더욱 직접적인 원인은 스마트 워치와의 경쟁에서 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통 시계 제조회사들이 시계업계의 새로운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통 제조 기업이 떠난 자리는 미국과 유럽 등지의 첨단 기업들이 채우고 있다. 퀄컴과 애플, 미국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솔루션 공급 업체인 SAS가 선전에 R&D 센터를 설립했다. 올해 2월에는 에어버스사가 아시아 최초의 혁신센터를 선전에 오픈했다.
현지매체들은 엡손을 비롯한 한국과 일본 제조사의 중국 철수와 미국, 유럽 기업들의 R&D센터 입주가 선전의 산업구조 재편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전했다.
기존의 공장식 제조산업에서 정보, 항공, 칩셋 등의 첨단 산업으로 선전의 산업중심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chu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