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
박지원 "핫라인 가동 北이 싫어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20일 남북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가 실제 한 번도 가동된 적이 없다며 그 배경으로 ‘북한의 불안감’을 꼽았다. 지난해 4월 20일 개통된 핫라인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시험가동 이후로는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왜 가동을 안 하느냐’는 박 의원의 거듭된 물음에 “아마도 (북측이) 일말의 불안감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남북은 1차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여 앞두고 정상 간 핫라인을 개통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특사단이 평양 방문에서 북측과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남측 핫라인은 청와대 여민관 3층에 위치한 문재인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놓여있고, 북측 핫라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무실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은 이날 “(핫라인 가동은) 북한이 싫어한다”며 “핫라인 보다는 정보라인이 가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노딜’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교착상태가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남북 핫라인을 가동해야한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의 ‘촉진자’, ‘중재자’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박 의원은 아울러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을 대북특사로 파견하도록 다시 한 번 대통령께 건의할 용의가 있냐”고 이 총리에게 질문했다.
이 총리는 “당연히 그런 아이디어가 대통령 뇌리에 있을 수 있다”며 “다만 그걸 하기 전에 일정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또한 “(남북 간) 물밑접촉을 시급히 해야 한다고 본다”며 “태양절(4월15일·김일성 생일)이 있는 4월에 대북특사를 파견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이 총리는 “특별히 생각은 안 해봤다”며 “다만 (문 대통령과) 같이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