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주행가능거리 383㎞…회생제동시스템 활용 시 더 늘어나
19년형 가격 4593만~4814만원…국고보조금 최대 900만원
[제주=뉴스핌] 조아영 기자 = 이상하다. 다이어트할 때 겪는 요요현상처럼 주행가능거리가 자꾸 늘어난다. 열심히 밟다보면 쑥쑥 줄어들던 숫자가 자꾸 늘어나더니 목적지에 도착하면 출발 전과 비슷한 상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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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EV가 한라산 1100고지를 달리는 모습. [사진=한국GM] |
지난 14일 전기차의 메카인 제주도에서 쉐보레 '볼트EV'를 타봤다. 코스는 제주공항에서 한라산 1100고지를 지나 마라도 방향으로 향하는 왕복 110km 거리였다.
볼트EV의 공식 주행가능거리는 1회 충전 시 383㎞다. 하지만 시승을 통해 겪은 볼트EV는 500㎞ 이상도 족히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제주도에서 볼트EV를 몰고 다닌다면 충전을 자주 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주행거리 '요요'의 비밀은 바로 회생 제동 시스템에 있다. '원페달 드라이빙 모드'와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Regen on Demand)' 기능을 통해 볼트EV는 전기를 계속 만들어낸다.
제주공항을 출발해 한라산 1100고지를 향해 가속 페달을 밟으며 달리다보면 주행가능거리는 계속 줄어든다. 출발 전 300㎞였던 주행거리는 한라산 1100고지에 올랐을 때 180㎞ 이하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1100고지에서 내려가면서 숫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행모드를 'L모드'로 바꾸고 원페달 드라이빙을 사용하면 늘어나는 폭이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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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300㎞였던 주행가능거리가 180㎞ 이하로 떨어졌다가 209㎞, 251㎞까지 늘어났다. [사진=조아영 기자] |
원 페달 드라이빙은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조절하는 신개념 회생 제동 시스템이다. 페달을 밟으면 전기를 사용하며 가속이 되고, 발을 떼면 저절로 감속, 정지까지 된다. 이 때 발을 떼면서 에너지가 회생되고 다시 전기로 만들어진다. 전기가 사용되고 다시 만들어지는 모습은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 '에너지 흐름' 메뉴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여기에 '리젠' 기능을 사용하면 더 많은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스티어링 휠 후면의 패들 버튼을 누르면 기능이 활성화된다. 다만, 손으로 계속 누르고 있어야해 스터어링 휠 조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초보 운전자인 기자는 안전 운전을 위해 손을 대지 않았다. 대신 동승자가 운전하며 리젠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나는 숫자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기차답게 조용함을 뽐내기도 했다. 시동 버튼을 누른건가 싶을 정도로 차량 내부는 고요했다. 운전 경험이 많지 않은 편인 기자에게도 내연기관 기반의 차와는 다른 느낌이 확연했다.
볼트EV는 소형차지만 내부 공간도 넉넉한 편이었다.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된 덕분이다. 체구가 작은 여성 기준으로는 뒷좌석도 여유있게 탑승할 수 있었다.
가속이나 급커브 구간에서도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바로 부드럽게 나아갔고, 오르막이나 급커브에서도 안정성이 느껴졌다. '작지만 알차다'는 표현이 딱이었다.
직접 몰아보니 볼트 EV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만 확보된다면 구매하고 싶은 차였다. 1시간 가량 소요되는 충전 시간이 아쉽지만, 기능과 지형을 적절히 잘 이용한다면 충전을 자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작년 볼트EV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한국GM에 따르면 올해는 작년보다 물량을 늘려 볼트EV가 많은 고객들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고객 인도는 지난 14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볼트 EV의 가격은 LT 4593만원, LT 디럭스 4693만원, Premier 트림 4814만원이다. 차량 성능에 따라 국고 보조금은 최대 9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지자체별 보조금으로 최소 45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ikey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