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위축 전망에 백화점 명동본점 포함 거론
[서울=뉴스핌] 전선형 박준호 기자 = 올해 하반기 상장예정인 롯데리츠가 암초를 만났다. 리츠 시장의 '대어'로 이목을 끌었던 홈플러스 상장을 철회하며 리츠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사진=롯데쇼핑] |
19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와 리츠 상장 주관사들이 롯데리츠 기초자산에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 포함을 두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주관사는 외국계 노무라증권과 국내 한국투자증권으로 파악된다.
롯데리츠 기초자산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서울·수도권 백화점 2곳, 지방 대형마트 2곳, 아울렛 2곳 등 ‘현재 실적은 부진하나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점포’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이 기초자산에 포함될 경우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대백화점 명동 본점은 약 2만4000평 규모(본관, 에비뉴엘, 영플라자 포함)며, 연매출 4조원 수준으로 롯데쇼핑의 대표 자산으로 불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리츠 기초자산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곳 중엔 흥행요소가 거의 없어 주관사 및 전문가들이 명동본점 얘기를 거론했던 것으로 안다”며 “다만, 롯데 측에서 상징성, 매출 등으로 부담스러워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리츠는 롯데지주가 100% 출자해 설립한 롯데 리츠자산관리회사(AMC)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AMC는 지난 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았으며, 본인가 결과를 앞두고 있다. 국토부는 예비인가 조건의 이행 심사를 검토한 뒤 이달 중 심사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측은 “아직은 AMC 설립 인가 신청 단계고,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나 매물을 검토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내용도 나온 것이 없고, 홈플러스 리츠와는 다른 형태로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지주 등의 이같은 움직임이 최근 홈플러스 리츠의 상장철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홈플러스 리츠로 불리는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수요예측 실패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했다.
당초 홈플러스 리츠는 공모 희망가 4530원~5000원을 기준으로 최소 1조5000억원~1조7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부진으로 당초 목표치의 절반 수준인 약 7000억원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트에 대한 개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등 쇼핑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등 마트 매장에 대한 니즈가 줄어들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조단위에 한국물 공모리츠에 대한 낯선 상품 인식으로 해외기관투자자 모집을 끌어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홈플러스 리츠 상장 실패로 업계는 많이 놀란 눈치”라며 “특히 이번 리츠 상장을 계기로 기업공개(IPO)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했던 금투업계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실제 지난해 IPO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IPO 총 공모액은 2조7505억원으로 전년비 34.5%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큰 증가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선 아직 상장리츠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고, 특히 리테일의 경우 업황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며 "리츠상증을 준비중이던 롯데그룹,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