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주식펀드로 최근 한 주 사이 1년래 최대 자금이 유입됐다. 중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실물경기 하강 기류가 두드러지자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주식시장이 난기류를 연출한 가운데 관련 주식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고, 프랑스를 필두로 유럽 주식펀드 역시 ‘팔자’에 시달렸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1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펀드에 254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는 1년래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미국이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을 유지하자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펀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중국 주식펀드에서는 10억달러를 웃도는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이는 2015년 7월 이후 주간 기준 두 번째 규모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 관련 주식펀드가 한 주 사이 45억6000만달러의 ‘팔자’를 기록, 최근 52주 사이 50주에 걸쳐 자금 유출을 나타냈다.
특히 프랑스 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2억4300만달러에 달했다. 또 관련 펀드는 20주 연속 매도 기록을 세웠다.
캐피탈 인노베이션스의 마이클 언더힐 최고투자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중국과 유럽에서 발을 빼고 미국 주식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라며 “투자 안전성을 최우선시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경제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상당하다. 최근 발표된 산업생산이 17년래 최저치로 후퇴한 것을 포함해 소매 판매와 제조업, 부동산 등 곳곳에서 적신호가 불거지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는 연초 이후 중국 증시가 랠리를 연출한 사이 상장 기업의 내부자들은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기업 디폴트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럽 역시 침체 위기에 놓인 독일을 필두로 실물경기가 가라앉는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19개 공동통화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 3개월 전 1.7%에서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리스크-온’ 움직임이 이어졌다. 신흥국 채권펀드로 최근 한 주 사이 9억30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고, 하이일드본드 채권 역시 16억달러의 유동성이 홍수를 이뤘다.
이 밖에 모기지 채권 펀드가 인기몰이를 했다. 올들어 관련 펀드는 82억5000만달러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이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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