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에서 유명 인사들이 대거 연루된 초대형 입시 비리 사건이 터졌다. 브로커를 통해 학부모와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 오간 뇌물이 2500만달러(약 2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은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메사추세츠주 연방지방검찰청은 입시 브로커와 대학 코치, 대입시험 관리자, 학부모 등 50명을 사기공모 및 공무집행 방해,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입시 비리로 기소된 헐리우드 유명 배우 펠리시티 허프먼이 피고인 자격으로 재판정에 섰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들은 부유층 자녀를 명문대에 합격시키기 위해 SAT(대학입학자격시험)·ACT(학력고사) 점수를 조작하고, 대학 관계자에게 뇌물을 지급하며 이를 자선 기금으로 둔갑시키는 수법을 썼다.
이러한 식으로 부유층 자녀들은 예일대와 스탠퍼드대, UCLA, USC, 조지타운대, 텍사스대 등 명문대에 주로 운동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검찰에 따르면 기소된 50명 중 33명이 학부모로, 이 중에는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로 유명해진 펠레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의 로리 러프린 등 헐리우드 유명 배우와 최고경영자(CEO), 변호사, 의사, 교수들이 포함됐다.
이번 입시 비리를 주도한 인물은 입시 컨설팅 업체 ‘엣지 칼리지 앤드 커리어 네트워크’의 대표인 윌리엄 싱어로, 그는 학부모에게 돈을 받아 SAT·ACT 감독관과 대학 코치 등을 매수해 성적을 위조하고 운동 경력이 전혀 없는 학생들을 체육특기생으로 둔갑시켰다. 이에 대한 대가로 싱어는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학부모들로부터 2500만달러를 받아 챙겼다.
싱어는 소유한 비영리재단을 통해 학부모가 건넨 뇌물을 돈세탁해 대학 관계자에게 넘기는 수법을 썼다.
미 검찰과 FBI는 지난해 입시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1년 동안 수사를 벌여왔다. 이들은 이번 수사에 200명이 넘는 요원을 투입했다며 앞으로 추가 기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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