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약세에 코스피도 1.31% 급락
삼성전자 등 시총상위주 일제히 빠져
“호재 없어...조정국면 당분간 지속” 전망
[서울=뉴스핌] 김민수 이영석 기자 = 글로벌 경기 둔화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코스피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130선까지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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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코스피 장중 추이 [자료=키움 HTS] |
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35포인트(1.31%) 빠진 2137.44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세며, 종가 기준 지난 1월23일 2127.78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이날 부진은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새벽 미국과 유럽 증시가 약세를 기록했고, 중국과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증시 또한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결정회의 결과가 투자심리 악화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ECB는 유로존 경기 침체를 감안해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며, 오는 9월부터 역대 세번째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3)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ECB 통화정책회의는 매우 완화적”이라면서도 “만약 경기가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경우 대응가능한 정책 수단이 많이 않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역시 “공개된 경제지표 뿐 아니라 성장률 전망치까지 낮췄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오늘만 7원 넘게 오른 것은 그만큼 유로존 뉴스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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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동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로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나란히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759억원, 기관은 1265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달 28일 이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141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시총 상위주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내 시총순위 1위인 삼성전자가 1.46% 하락한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2.06%), 삼성전자 우선주(-2.09%), 셀트리온(-0.48%), LG화학(-0.41%) 등 상위 5개사가 모두 하락했다.
상위 10개사 중에선 4% 넘게 급락한 현대차, 3.97% 빠진 네이버의 낙폭이 컸다.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 1공장 폐쇄 검토 이슈가, 네이버는 지난해 손익 규모가 추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악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국내증시에서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며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전체가 하락하면서 국내 대형주도 크게 움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현재의 조정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미·중 무역혐상 기대감,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전환 등 호재가 충분히 반영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반등 재료가 마땅치 않다는 설명이다.
나정환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미·중 협상 결과가 3월중 나온다고 하지만 현재로썬 장담할 수 없다”며 “딱히 주목할 만한 뉴스가 없어 혼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노동길 연구원도 “다음 주 예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로존 탈퇴) 이슈가 유로존에 대한 경제 전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주요 정치 및 경제 관련 이벤트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