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위원, 사회적 책임 갖고 '보이콧' 대신 '대화'해야
정치권, 노사 합의안 토대로 법 개정 절차 준비 필요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주 52시간 근무제'를 보완하기 위해 추진됐던 '탄력근로제 확대'가 한차례 가로막혔다. 이 사안은 지난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동시간개선위원회에서 '6개월로 확대'하기로 합의된 내용이다. 하지만 지난 7일 열린 본위원회가 노동계 위원 3인의 불출석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논의조차 못했다. 경사노위는 내주 다시 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차 노사정대표자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0.12 leehs@newspim.com |
탄력근로제 확대는 '주 52시간 근무제'에서 업무량이 시기에 따라 다른 업종 등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계나 신제품 개발 전후에 집중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연구개발 분야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을 비롯해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는 측은 노동자들의 건강 악화와 사용자들의 악용 등을 우려, '주 52시간 근무제'를 무색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양측의 이견이 팽팽하다보니 사회적대화기구인 경사노위에서 다루게 됐고, 노동시간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합의안에 대해서도 노사 모두 만족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안을 이끌어 낸 것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경사노위 본회의를 넘지 못할 경우 노동시간위원회의 합의는 전혀 소용없게 된다. 경사노위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다음주에 다시 논의하겠다고 하지만 반대하는 위원들이 참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에 대한 처벌 유예 기간이 이달 말이면 끝난다.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탄력근로제 확대가 절실한 사업장은 경영에 차질을 빚거나 범법자가 될 수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자체적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에 대해 논의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경우 사회적 대화로 풀어보려던 경사노위의 그간 노력은 헛수고가 될 수 있다. 국회로 넘어가면 사회적 합의가 아닌 정치적 이익에 따른 논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어떤 식으로 개정이 되든 반대하는 쪽의 반발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다.
올들어 국내 기업들은 불투명한 국내외 환경으로 인해 긴축경영에 들어간 곳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탄력근로제가 6개월로 확대될 수 있다는 소식에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환영했다. 하지만 이마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현 상황에 기업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경사노위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구다. 반대한다고 대화의 장에 참여 자체를 하지 않아서는 안된다. 그리고 만약 경사노위 의결이 무산되더라도 정치권에서는 그나마 노사가 합의한 안을 토대로 당리보다는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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