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가를 끌어올리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속셈으로 중국과 무역 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관세 전면전에 따른 실물경기 둔화에 매파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라는 기존의 해석과 실상은 다르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州) 옥슨힐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성조기를 끌어안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측근들의 이 같은 발언은 합의문의 공식 발표를 앞두고 벌써 졸속 협상이라는 비판이 번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CNBC는 익명을 요구한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협상 타결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고, 이는 주가 상승 탄력을 유지해 내년 대선에 유리한 포석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무역 휴전을 선언한 이후 협상 진전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타는 움직임을 포착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합의점을 마련, 주가 랠리를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얘기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 역시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무역 협상이 불발될 경우 주식시장에 커다란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완벽한 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협상을 결렬시킬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속내는 이와 다르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일 무역협상 팀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 시 주석과 무역 협상 합의안 서명하는 행사를 갖는 데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무역 정책의 매파로 통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마찰을 빚은 것도 합의 도출을 압박하고 있다는 내부 소식통의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가뜩이나 워싱턴 정치권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비관세 쟁점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졸속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힘을 얻는 상황. 실제 합의안이 투자자와 정치권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협상 결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중국에서도 제기됐다. 이날 루지웨이 중국 전 재무부장은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통 큰 양보를 할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이미 계획하고 있던 개혁안 이외에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양국의 무역 협상은 최종 단계로 접어들었고, 정책자들은 중국의 합의안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장치를 포함해 합의안을 마련 중이다.
한편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올들어 11%에 달하는 랠리를 펼쳤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이외에 중국과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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