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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품·풍상씨', 20% 넘긴 드라마의 힘…달라진 편성 전략 통했나

기사입력 : 2019년03월06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03월06일 08:07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지상파 드라마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SBS '황후의 품격'과 KBS '왜그래 풍상씨'의 쌍끌이 흥행이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하던 주중 드라마 시간대 분위기를 바꿔놨다.

지난 2월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무려 16.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화제 속에 종영했다. 현재 KBS 2TV에서 방영 중인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는 최근 20% 시청률을 돌파했다. 1~2%의 낮은 시청률로 굴욕을 맛봤던 지상파 월화·수목극이 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났다.

◆ 키워드는 '막장',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성공한다?

종영한 '황후의 품격'은 장나라, 신성록, 최진혁이 주연을 맡고, 김순옥 작가가 대본을 집필하면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김 작가는 대표작인 '아내의 유혹'을 비롯해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 자극적인 설정과 스토리로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로 큰 성공을 거둔 흥행보증수표.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황후의 품격'에서는 현재에도 황실 체제가 유지된다는 설정과 함께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궁중 암투를 통해 판타지를 그려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극 초반부터 시멘트 고문, 조현병 환자 비하 등의 폭력성, 선정성 논란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기도 했다.

[사진=SBS]

급기야 종영을 앞두고는 무리하게 4회 연장을 강행하면서 주연 배우 최진혁이 해외 일정 탓에 급하게 하차하는 등 잡음이 잇따랐다. 극중 주요 인물의 엉성한 죽음과 갑작스러운 해피엔딩은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그럼에도 16%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하면서 성적으로는 유종의 미를 충분히 거뒀다.

'황품'과 각축전을 벌이다 현재 시청률 1위를 고수 중인 KBS 2TV '왜그래 풍상씨' 역시 '막장'으로 이름난 문영남 작가의 작품이다. 지난 2006년 '소문난 칠공주'를 비롯해 '장밋빛 인생' '왕가네 식구들' 등 다수의 주말드라마로 흥행에 성공했다. 극중 천덕꾸러기 동생들을 짊어지고 간암까지 걸린 '짠한 가장' 풍상씨(유준상)의 사연에 시청자들은 '고구마 전개'라고 비판을 쏟아내지만, 정작 드라마는 20%까지 시청률이 치솟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 비결은 선택과 집중?…전략적 편성·자극적 소재의 시너지 

그간 지상파에서도 '막장' 설정은 주말드라마, 일일극에 주로 사용됐다. 이번 '황품'과 '풍상씨'의 경우 각 방송사의 주력 드라마 편성 시간대인 월화·수목극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것이 눈에 띈다. 심지어 두 작품은 동시간대에 경쟁하며 10% 아래로 주저앉았던 전체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케이블TV나 종편에서 금토드라마에 이어 월화극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을 편성,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론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SBS, KBS에서도 '잘하는 것'을 선택해 평일 주요시간대에 편성해 '막장' 혹은 '가족극'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KBS]

'왜그래 풍상씨'의 진형욱 감독은 "똑같이 해서 미니에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예전의 장점들, 작가님이 줬던 감동을 되새겨보면서 고민했다. 이 작품이 미니시리즈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고 작가님 대본의 장점을 최대한 더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출연자 유준상 역시 "가족극을 꼭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에서만 보라는 법은 없다"면서 온 가족, 특히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평일 저녁시간대 TV앞으로 불러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그동안 성공했던 주말드라마의 법칙을 주중 주요 시간대로 옮겨온 것이 눈에 띈다. 금토드라마 등 다른 채널의 콘텐츠들이 사랑받으면서 지상파 주말극이 힘이 빠졌다"고 달라진 편성 전략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막장'을 둘러싼 논란에는 "자극적인 얘기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을 탓할 수는 없다. 'SKY캐슬' 역시 막장 설정 논란은 있었지만 수작으로 평가받지 않나. 문제는 개연성과 완성도"라고 덧붙였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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