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의 즐거움·젊은 실내 분위기…탁월한 안정감
[하남(경기)=뉴스핌] 전민준 기자=BMW의 자동차가 메르세데스 벤츠와 가장 비교되는 점은 바로 스포츠성이다. 두 브랜드는 최고의 독일차를 상징하는 만큼 디자인과 고급성의 우열을 가리는 건 어렵다.
이런 점에서 지난 10일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에서 시승한 X2 xDrive 20d(이하 X2)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스포츠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려준다.
작은 차든, 큰 차든 간에 BMW가 추구하는 것은 ‘운전의 즐거움’이다. X2에도 이 같은 BMW 의지가 진하게 녹아있다. X2는 실내 디자인부터 젊다는 느낌이 든다.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경쟁차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앙에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보드)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이들 취향과 들어맞는다.
또, 문 안쪽과 대시보드(운전석과 조수석 정면의 각종 계기들이 달린 부분)에는 가죽과 유광 검은색 패널을 둘러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직관적인 느낌의 디지털 계기판은 고성능 스포츠카와 같은 느낌을 준다.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센터페시아와 변속기도 드라이브 감성을 자극했다.
X2.[사진=전민준 기자] |
X2에는 4기통 2.0리터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을 이뤘다. 최고 출력 190마력에 최대 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이날 주행은 위례신도시에서 출발해 분당수서고속화도로를 따라 여의도까지 왕복 60㎞였다. 일요일 아침 7시에 진행한 시승이어서 통행량은 많지 않았다.
초반 발진 가속은 조금 묵직했지만, 50㎞/h를 넘어가자 경쾌하고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포츠모드로 바꾼 뒤 더 힘을 주자 분당엔진회전속도(rpm)이 올라가면서 속도가 무섭게 올라갔다.
100㎞/h 이상의 고속에서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고속으로 갈수록 안정적이었다. 다만 아쉬웠던 건 BMW 특유의 배기음과 가속페달을 꾹 눌렀을 때 앞으로 쏠리는 특유의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X2의 안정감은 코너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X2는 서스펜션(충격완화장치)을 단단하게 구성한 탓인지 코너링 시 흔들림이 줄어 안정적이고 빠르게 통과했다. 한쪽으로 쏠리거나 불안한 느낌은 없었다. 한 손에 착 감기는 운전대 느낌도 일품이다.
X2.[사진=전민준 기자] |
주행성능은 일단 합격. 목적지에 도착해서 공간을 알아봤다. X2는 X1을 기반으로 한 컴팩트 SUV이기 때문에, 크기 면에서도 소형SUV와 다르다. 근소하게 작다는 것이다.
때문에 2670㎜의 휠베이스 X2에서 사실 ‘공간의 여유’를 느끼기 어려웠다. 신장 173㎝ 이상의 성인 두 명이 앉을 경우 답답했다. 트렁크 공간은 470리터로 동급 모델과 비슷하나 전폭이 짧아 골프백 하나도 넣을 수 없다.
결국 이 모든 성능과 기능은 운전자 위주로 맞춰져 있고, 그것도 20~30대 혼자 사는 남성이나 여성에게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요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0대 이상 주부의 차로도 잘 어울리겠다. 콤팩트하면서 다이내믹한 것을 원한다면 X2다. X2의 공식 가격은 6190만 원이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