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선관위, 8일 회의 열고 "2.27 전당대회 일정변경 없다" 결정
보이콧 예고했던 당권주자 6인 "불공정하고 반민주적 당 운영"
정우택 "0점 비대위...국민들이 당을 어떻게 보겠나" 날 세워
홍준표 "모처럼의 호기가 특정인들의 농간으로 무산돼" 비판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가 2.27 전당대회 일정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결정한 데 대해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 6인 전원이 전당대회 일정을 보이콧(거부)하겠다고 8일 선언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로 확정 발표되자,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을 제외한 후보 6인은 전당대회 일자를 미뤄달라고 당 지도부에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당 선관위 회의 전,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으면 전당대회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당 선관위는 만장일치로 전당대회 날짜를 바꾸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오는 12일 예정된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6명이 모두 실제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지 이목이 쏠린다. 당 지도부와 주요 후보들 간의 전면전이 시작되며, 한국당 전당대회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자유한국당 원내 당대표 후보들. 왼쪽 위부터 안상수·김진태·주호영·심재철·정우택 의원 [사진=뉴스핌 DB, 심재철 의원실] |
심재철 의원, 안상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우택 의원, 주호영 의원,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선관위 발표 후 입장문을 내고 “불공정하고 반민주적인 당 운영을 개탄하면서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후보들은 “이번 전당대회는 한국당이 국민과 당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보수 통합을 통해 당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계기”라며 “그러나 당 비대위는 전당대회 출마 후보자들과 사전에 룰미팅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경선룰을 결정하는 불공정하고 반민주적인 행태로 일관했다. 또한 6명의 후보들이 당에 공식 요청한 경선룰 및 개최시기 조정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후보들은 그러면서 “이에 우리는 이번 전당대회를 당을 부활시키는 기회로 만들기보다는 특정인의 옹립을 위한 절차로만 밀어붙이는 모습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우택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비대위 최대 기능은 정상적인 전대를 열어서 새 당 대표를 뽑게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비대위를 7개월이나 끌고서도 이렇게 전대를 강행한다면 ‘0점 비대위’”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책임당원도 아닌 원외 인사들을 끌어들이기도 하고, 본인도 한 때 나오려고 하고 이 화살은 김병준 위원장에게도 돌아 갈 것”이라며 “이렇게 전대를 치르면 국민들이 한국당을 어떻게 보겠나. 비대위가 왜 무리한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다 보니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소문들이 퍼지는 게 아니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 의원은 “지난 인명진 비대위에서 대통령 경선을 했다. 대리인들 불러 룰미팅하는데 쉽게 조정이 되겠느냐”며 “결국 나중에 당사자들을 직접 불러 며칠을 걸려 합의를 이뤄냈다. 그런데 이번 비대위는 룰미팅 한 번 없이 독단으로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명진 비대위 당시 정 의원은 원내대표로 대통령 경선 후보자들 간 합의를 이끈 바 있다.
자유한국당 원외 당대표 후보들. 왼쪽부터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뉴스핌 DB] |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언제는 흥행을 위해서 원칙까지 바꾸며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 하더니 이제 와서는 공당의 원칙 운운하면서 전대를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노라면 참 어이가 없다”며 “당이 왜 그러는지 짐작은 가지만 말하지는 않겠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홍 전 대표는 그러면서 “모처럼의 호기를 특정인들의 농간으로 무산 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오 전 서울시장은 “다른 후보들과의 사전 약속에 따라 공동보조를 취하고자 한다”며 “다시 한 번 당의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