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개최를 2주 앞둔 내주 중국 통신업체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등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 때리기가 한층 더 심화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华为) 매장에서 직원 한 명이 휴대폰을 분해하고 있다. 2019.02.07.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중국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이버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재식재산권 절도와 사이버간첩 행위에 대해 지속해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 기업 중에서도 화웨이, ZTE(중흥통신)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5G)을 이용, 미국의 기밀을 빼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 초당적 의원들은 ZTE에 대한 제재를 재개할 수 있는 법안을 입안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7월, ZTE가 대(對)이란 제재법을 위반했다며 미국 업체들에게 ZTE 부품을 공급하지 말 것을 명령한 바 있다. 한 때 파산위기에 몰린 ZTE는 트럼프-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만남 후 제재가 풀리면서 구사일생했다.
이같은 소식은 오는 27~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를 약 2주 앞둔 시점에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MWC에서 화웨이의 홍보 활동에 '어깃장'을 놓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매체에 미국이 MWC에 참석하는 대표단 규모를 늘릴 것이라며 이들은 5G 모바일 장비 보안 부문에서 다른 국가들을 돕고 싶다고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측 대표단은 시스코시스템스, 노키아, 에릭슨AB 등 화웨이 경쟁업체 편에 서서 발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키아와 에릭슨AB는 각각 핀란드, 스웨덴 기업이다. 미국은 서방 동맹국들에 지속적으로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는 이에 응하지 않을 시 미국의 대응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한편 MWC 대표단에는 미 국무부 직원을 비롯, 아짓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마니샤 싱 국무부 경제차관, 브라이언 불라타오 전 중앙정보국(CIA) 관리 등 고위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최소 20명의 대표단을 보낼 것이라며, 한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포함시키는 계획까지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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