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제 도입·주주명부 열람신청 등 우호지분 확보 움직임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한국형 행동주의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주주총회를 한달여 앞두고 한진가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자투표제 도입과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 감사선임 요구 제안 등으로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CGI는 지난 7일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한진칼과 한진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번 3월 주주총회와 이후 임시주총에서 전자투표를 실시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KCGI측은 "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고, 주총 관련 업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전자투표제 실시를 요구했다"며 "한진칼과 한진이 이를 수용해 주주와 회사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자투표는 주주가 주총에 출석하지 않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전자투표가 도입될 경우 한진칼 소액주주들이 직접 주총장에 참여하지 않고도 회사측이 상정안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지난달 29일 KCGI는 법원에 한진칼·한진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했다. KCGI 측은 “해당 사건 결정을 송달 받은 날부터 휴일을 제외한 7영업일 동안 영업시간 내에 지난해 말 기준 주주명부를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며 “불이행할 경우 이행 완료 시까지 하루에 1억원씩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상법상 주주와 채권자는 영업시간 내에 언제든지 주주명부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 소액주주들에게는 한진칼, 한진 주식 잔고증명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앞선 지난달 31일엔 한진칼과 한진에 각각 감사 1인·사외이사 2인 선임, 감사 1인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2019년도 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2019.02.01 leehs@newspim.com |
이같은 압박공세외에 KCGI는 국민연금과의 제휴도 적극 검토하는 걸로 알려졌다. KCGI의 한진칼 지분은 10.81%다. 국민연금은 7.34%에서 6.7%로 지분을 줄였지만 3대 주주다. 양자가 손을 잡아도 조양호 회장 일가의 28.93%에 비해 적지만, 소액주주(45.93%) 표심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계산이다.
A자산운용사 대표는 "주총에서 표대결을 염두에 두고 KCGI 측이 우호지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을 경우 소액주주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B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민연금은 이번 주총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관련 주요 내용을 모두 제외시켰다”며 “국민연금의 역할이 극히 제한되면서 KCGI의 나홀로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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