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자체적으로 전력 해결하라는 지시도…北 주민들 불만 고조"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정작 김일성·김정일 동상 조형물을 밝히는데 부족한 전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기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중앙에서 각 도당위원회를 통해 1호 조명을 유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2월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까지 관할지역의 (김일성·김정일)모자이크판과 1호 구호에 대한 조명을 철저히 유지하라는 내용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김일성, 김정일 선전화 자료사진.[사진=조선중앙tv 캡쳐] |
소식통은 이어 "하지만 조명에 필요한 전력은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지시 때문에 간부들과 근로자들이 매우 불만스러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또한 "신년초에는 적게나마 전력이 공급돼 TV를 통해 신년사도 시청하고 불을 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연초가 지나자 전력공급이 중단돼 저녁이 되면 김부자 동상과 사적지 건물을 제외하고는 온통 깜깜한 세상이 돼버린다"고 말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연초부터 전력 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중앙에서 광명성절까지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라며, 무조건 공장 기업소에 1호 대상 조형물을 할당하고 조명시간을 밤 9시까지 준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외금강 호텔 앞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가 설치돼 있다.[사진=뉴스핌 DB] |
소식통은 "기업소 종업원들은 어떻게든 자금을 모아 연유(휘발유 등)를 구입해 발전기를 돌려가며 1호 조명을 해결하려 하지만 할당된 1호 작품을 조명하기에는 전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배전부(전기 배급을 담당하는 부서)에 돈을 먹여가며 다른 지역의 전기를 끌어다 1호 조명에 쓰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절박한 과업의 하나는 전력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이는 것"이라며 "나라의 전력 문제를 풀기 위한 사업을 전국가적인 사업으로 틀어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