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서울시

속보

더보기

[여기!서울] 칠궁, 신분의 벽 넘고자 했던 왕의 어머니-1편

기사입력 : 2019년02월05일 06:20

최종수정 : 2019년03월14일 14:36

왕을 낳았으나 국모가 되지 못한 비운의 여인들
숙빈 최씨 육상궁 비롯한 일곱 사당 모인 '칠궁'
어머니 향한 영조의 지극한 효심, 칠궁 곳곳에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여기!서울]은 1000만 시민의 도시 서울 곳곳의 명소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핫플레이스는 물론, 미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공간을 만나보세요.

서울 궁정동에 자리한 '칠궁'은 조선시대 왕을 낳은 어머니지만 왕비가 되지 못한 여인들의 신주를 모시고 있다. 청와대 내부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금단의 구역' 느낌이 강한 칠궁은 지난해 6월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올해 1월부터는 관람 방식이 더욱 확대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칠궁에는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를 비롯해 인빈 김씨(원종), 희빈 장씨(경종), 정빈 이씨(진종), 영빈 이씨(장조), 수빈 박씨(순조), 순헌 귀빈 엄씨(영친왕)의 신주를 모신 사당이 자리한다. 순서대로 육상궁, 저경궁, 대빈궁, 연호궁, 선희궁, 경우궁, 덕안궁이라 부른다. 왕의 어머니면서 신분의 벽과 싸워야 했던 여인들의 삶은 수백년이 흐른 현재에도 뜨겁게 소용돌이치고 있다. 

조상들은 사람이 죽으면 혼백이 된다고 믿었다. 사당은 혼을 모신 곳이다. 육신과 함께 백을 모신 곳이 바로 무덤이다.

◆왕들의 지극한 효심, 곳곳에 묻어나는 칠궁(七宮)

 

칠궁 입구로 들어서면 탁 트인 마당 왼쪽으로 가옥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두 현판에 '송죽재' '풍월헌'이라 적혀 있다. 송죽재는 영조가 '육상궁'에 행차할 때 머물던 재실이다. 송죽재는 영조의 어진을 모신 시설이다. 

재례에 앞서 심신을 정돈하던 송죽재와 풍월헌 앞에는 계단처럼 보이는 돌이 있다. 노둣돌, 즉 하마석이다. 말에서 내릴 때 이용했던 일종의 돌계단이다. 영조는 어머니에게 예를 다하기 위해 여기서부터 직접 걸어 사당으로 이동했다.

영조는 출신이 미천했던 어머니를 하늘처럼 생각했고, 왕이 되자마자 육상궁을 지어 신주를 모셨다. 칠궁 곳곳에는 노둣돌처럼 영조의 지극한 효심이 드러나는 시설들이 많다. 

◆칠궁의 원래 주인 육상궁, 그리고 연호궁

송죽재와 풍월헌 옆으로 난 작은 나무다리를 오르면 비로소 '육상궁'이 보인다. 참고로 현재 칠궁 자리의 주인은 육상궁으로, 1929년 덕안궁을 마지막으로 여섯 궁이 이곳에 합쳐지면서 비로소 현재의 칠궁이 됐다. 

육상궁은 칠궁의 주인 숙빈 최씨를 모신 곳이다 보니, 사당 입구서부터 제법 위세가 느껴진다. 조선시대에는 산자뿐 아니라 망자가 머무는 공간에도 권세의 흔적이 묻어난다. 

입구로 들어서면, 정면의 사당 양쪽으로 대칭되는 건물이 한 채씩 마주한다. 이곳은 신주를 임시로 모시는 이안청이다. 육상궁에 화재 등 급한 일이 벌어졌을 때를 대비한 시설이다.

육상궁으로 알고 왔는데 현판엔 연호궁이라 적혀있다. 연호궁에는 효장세자의 모친이자 영종의 후궁 정빈 이씨의 신주가 모셔졌다. 정조는 즉위한 뒤 효장세자를 진종으로 추존하고 정빈을 위해 사당을 세우는 등 극진했다. 이는 모두 영조가 죽기 전 명한 일이었다.

정빈 이씨는 영조가 연잉군이던 시절 첩이었다. 화억옹주와 경의군, 화순옹주를 낳았다. 경의군이 바로 훗날의 효장세자다. 영조가 왕세제이던 시절 소훈에 책봉된 정빈 이씨는 안타깝게도 영조가 왕이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28세에 요절했다. 

 

가만 보니 연호궁 현판 뒤에 육상궁 현판이 숨어있다. 이 사실은 사당 가까이 가서야 드러난다. 원래 이곳이 육상궁이니, 당연한 일이다. 연호궁은 1870년 육상궁에 합사됐다. 조선시대 건축물 중 이런 독특한 현판 양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육상궁 현판이 안쪽에 자리한 것은 당연히 숙빈 최씨가 어른이기 때문이다. 

숙빈 최씨는 무수리 출신이다. SBS 사극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한승연이 연기했던 그 최무수리다. 내인보다 천한 무수리에서 왕의 어머니가 됐으니, 드라마틱한 신분상승의 주인공이라 할 만하다.  

이 숙빈 최씨를 둘러싸고 재미있는 설이 많다. 이문정의 '수문록'을 보면, 폐서인이 돼 사가로 쫓겨난 인현왕후의 생일을 맞아 기원을 올리다가 우연히 숙종의 후궁이 됐다는 대목이 나온다. 출신 자체가 남편과 사별한 기혼녀였다는 설도 있다. 

역사적으로 숙빈 최씨는 희빈 장씨(장희빈)의 라이벌 인현왕후와 관련이 깊다. 희빈 장씨 탓에 폐위된 인현왕후가 궁으로 돌아온 배경에는 숙빈 최씨의 역할이 컸다.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무고했다고 고발한 인물이 바로 숙빈 최씨다. 

육상궁의 전신은 1725년 경복궁 북쪽인 현재 자리에 영조가 세운 숙빈묘다. 영조는 워낙 효자였고,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도 어머니의 신분상승이 필요했다. 1744년 영조 20년, 묘호를 올려 육상묘라 했고, 1753년 묘를 궁으로 승격한 것도 그 때문이다. 육상궁은 1882년 소실됐으나 이듬해 다시 지어졌다. 

육상궁 왼쪽으로 나오면 영조가 즐겨 마셨다는 우물 '냉천'이 있다. 여기서 흘러내린 물이 고인 직사각형 연못이 이름하여 '자연'이다. 한겨울 추위에 자연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이 연못 앞에 '냉천정'이 자리한다. 영조의 어진이 보관된 곳으로, 건립 시기는 미상이다. 육상궁이 숙빈묘이던 시절, 영조 초반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현판은 영조의 손자인 순조가 직접 썼다. 전서체 특유의 오묘함이 감돈다. 냉천정은 영조가 어머니의 제사 전에 몸을 정결히 하던 곳이다. 온돌방과 대청으로 구성되며 뒤로 냉천이, 앞으로 자연이 자리한다. 

냉천정까지 오는 동안 칠궁 중 두 궁을 봤으니, 앞으로 다섯 궁이 남았다. 이 중에는 그 유명한 희빈 장씨의 신주를 모신 대빈궁도 있다. 조선왕조 500년을 통틀어 궁녀 출신으로 정실 왕비까지 올라간 전무후무한 인물 희빈 장씨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진다. 

starzoob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H, 올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공급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과 2만8000가구 규모 공공택지 공급에 나선다.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21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재원조달 방식 등을 다양화해 재무여건 체질을 개선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21만 8000+α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에 나선다. 사진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서계동 복합문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에 집중한다. 10만가구 사업승인과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등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동시에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를 위해 2만8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한다. 주택 착공물량은 지난해(5만가구) 대비 20% 증가한 6만가구를 추진하고 지난해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서울서리풀 등 5만가구 규모의 사업지구 역시 인허가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과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신축매입임대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피해 주택 7500가구를 매입한다. 올해 주택 승인물량의 37%를 청년·신혼·고령자에게 공급하고 출산가구 우선공급(통합공임)과 실버스테이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 주택을 통해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쪽방·고시원·반지하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을 지속하고 예술인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응한 특화형 매입임대도 확대한다. 공공주택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최근 급등한 주택 분양가격을 낮춰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 이를 위해 사업지구별 목표 원가를 설정해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고 가처분면적 확대와 사업일정 단축으로 조성원가를 인하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민간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듈러주택 표준평면 개발 등 OSC 공법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LH가 개발한 층간소음 1등급 설계기준과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시험시설(데시벨35랩)을 활용해 주택 품질 혁신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조기 집행한다. 전체 공공기관 투자계획(66조원)의 33% 수준인 21조6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57%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 지역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매입하고 1기 신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도 차질없이 추진한다. 손실 최소화 등 재무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재원조달 방식도 개선한다. 광명시흥 등 대규모 사업지구에 LH와 기금이 함께 출자하는 신도시 리츠를 설립해 사업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한다. 또 토지 패키지형 공모 등 지구별 특성과 시장 여건에 맞춘 다양한 매각 방식을 도입해 판매여건 개선과 대금 회수를 촉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금 직접지급 관리를 강화하고 설게 등 공모에 참여하는 외부 심사위원의 정성평가 비중을 축소해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제고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올해도 신속한 주택공급과 투자집행 등 LH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공적 역할을 통해 확실한 정책성과를 창출하여 국민 주거안정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5-02-23 20:07
사진
헌법재판관들 "공정" 49.3% "불공정" 44.9%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맡은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공정하다' 49.3%, '공정하지 않다' 44.9%로 팽팽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0일 발표한 ARS(자동응답 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49.3%가 '공정하다'고 응답했다. '불공정하다'는 답변은 44.9%로 오차범위 내였다. 5.8%는 '잘모름'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40·50대는 '공정'이 우세했고, 만18세~29세·60대·70대 이상은 '불공정' 응답이 많았다. 만18세~29세는 공정하다 44.7%, 불공정하다 47.8%, 잘모름은 7.5%였다. 30대는 공정하다 52.2%, 불공정하다 40.4%, 잘모름 7.3%였다. 4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4.8%, 잘모름 3.9%였다. 5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5.2%, 잘모름 3.6%였다. 60대는 공정하다 40.7%, 불공정하다 53.8%, 잘모름 5.5%였다. 70대 이상은 공정하다 31.6%, 불공정하다 60.4%, 잘모름은 8.0%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인천, 광주·전남·전북은 '공정'으로 기울었다. 대전·충청·세종과 강원·제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은 '불공정'하다고 봤다. 서울은 공정하다 52.9%, 불공정하다 41.5%, 잘모름 5.6%였다. 경기·인천은 공정하다 50.8%, 불공정하다 44.0%, 잘모름 5.1%였다. 대전·충청·세종은 공정하다 41.8%, 불공정하다 50.7%, 잘모름은 7.4%였다. 강원·제주는 공정하다 44.6%, 불공정하다 48.6%, 잘모름 6.8%였다. 부산·울산·경남은 공정하다 43.8%, 불공정하다 49.3%, 잘모름 6.9%였다. 대구·경북은 공정하다 37.7%, 불공정하다 56.4%, 잘모름은 5.9%였다. 광주·전남·전북은 공정하다 28.2%, 불공정하다 67.6%, 잘모름 4.2%였다. 지지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8.7%가 공정하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90.0%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84.4%가 공정하다고 봤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공정하다 48.0%, 불공정하다 46.9%로 팽팽했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59.5%가 공정하다, 잘모름 27.0%, 불공정하다는 13.5%였다. 무당층은 51.8%가 공정하다, 32.9%는 불공정하다. 잘모름은 15.3%였다. 성별로는 남성 53.6%는 공정하다, 42.1%는 불공정하다였다. 여성은 45.1%가 공정하다, 47.7%는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사회의 마지막 성역이었던 헌법재판관의 양심까지도 공격하는 시대"라며 "대통령 탄핵 인용 또는 기각 이후 다음 정권에도 이러한 갈등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지지층에 따라 서로 상반된 입장이 나오고 있어 향후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과 인용중 어떠한 판결을 내리더라도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를 활용한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0 11: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